'술파티' 넘긴 英존슨 또 정치생명 위기…"여름 버티면 놀랄 일"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2.07.06 11:31

인사 문제, 거짓말 논란에 핵심 장관 2명 동시 사퇴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관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가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C) AFP=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정치 생명이 또 기로에 섰다. 이번에는 인사 문제와 거짓말 논란이다. 이 때문에 내각의 핵심 장관 2명이 동시에 사표를 던지면서 더욱 수세에 몰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저녁 성 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핀처 의원은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성별이 같은 남성 두 명을 더듬어 만진 혐의로 원내부총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자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 비위를 저질렀는데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올해 2월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총리실은 1일엔 존슨 총리가 과거 문제를 몰랐다고 했다가, 4일엔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해결됐거나 정식 문제 제기가 안된 사안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5일 사이먼 맥도널드 전 외무부 차관이 "존슨 총리가 그(핀처)와 관련해 보고를 받았으면서 거짓말을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궁지에 몰린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당시 핀처 의원의 성 비위 혐의를 보고받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존슨 총리는 결국 "그 사안을 알고 있었으며 2019년에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나쁜 실수"라고 인정했다. 다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라고 버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 나토 정상회의 중 북대서양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존슨 총리의 이번 발표 직후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동시에 사표를 던졌다. 수낙 장관은 "정부는 적절히, 유능하게, 진지하게 일을 해야 한다"며 "팬데믹 이후 경제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물러나는 것은 가벼운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존슨 총리를 신뢰할 수 없으며, 그 아래에서 일하면서 양심을 지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과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 등은 존슨 총리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영국의 경제 위기도 존슨 총리의 입지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9.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방역 규정을 위반하고 총리실 사람들과 파티를 벌인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달 보수당 신임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간신히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이어진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지며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한 보수당 의원은 로이터에 익명을 전제로 "존슨 총리는 끝났다"며 "여름까지 버틴다면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버티기'로 일관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분석가들은 존슨 총리가 사임을 거부하면서 끝까지 버틸 수 있다고도 본다"면서 "그를 내려가게 하기 위해서는 몇 달간 계속 반발이 있어야 하고 추가 신임 투표가 필요할 수 있다. 토리당(보수당)에 확실한 후임자가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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