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고승범...김주현, 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첫 금융위원장 되나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 2022.07.05 16:18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7/뉴스1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퇴임하면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인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건 정부 차원에서도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5일 정치권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정부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당분간 금융위는 김소영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가계부채 저승사자'로 불렸던 고 위원장은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를 시행했기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금융위가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이임 소감을 밝혔다.

금융업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수장 자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기엔 정부 차원에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김 후보자는 청문회 없이 임명된 첫 금융위원장이 된다.

앞서 국회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지난달 7일 내정된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미뤄졌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에 재요청했다. 같은 날 여아가 원 구성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를 보긴 했지만, 8일까지 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대통령이 직권으로 금융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둘러싼 불안정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5월 기준 금융불안지수(FSI)는 13.0으로 주의단계(임계치 8)를 넘어 1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 연준(Fed)은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한 번 더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보폭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우선 금리 인상기에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금리가 오를수록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의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960조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부채가 부실의 뇌관으로 꼽힌다. 9월 말이면 이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만큼 안정적인 연착륙을 도와야 한다. 2020년부터 실시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규모는 133조4000억원이다.

3분기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일부 대출 규제가 완화하는 만큼 전체 가계부채 속도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달부터는 연봉 수준으로 묶였던 신용대출 한도도 풀린 만큼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원활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돼 직을 수행 중인 이복현 원장이 검사 출신이다.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만큼 금융정책 수립과 검사에 있어 손발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김 후보자는 지난달 9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소재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협조해서 잘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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