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무섭다…'원금보장+연 10%' 수익 내는 파생상품 인기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2.07.06 05:22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주식도 채권도 불안하다. 그렇다고 예적금에만 돈을 묵혀두기엔 이자가 조금 아쉽다.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연 5~7%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이 최근 인기를 얻는 이유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발행금액은 1조5493억원으로 전월(5957억원) 대비 160% 증가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DLB(기타파생결합사채) 발행금액 역시 전월(4334억원) 대비 154% 증가한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

6월 ELB와 DLB 발행금액을 합치면 총 2조6513억원으로 같은 달 ELS(주가연계증권)와 DLS(기타파생결합증권) 발행금액 총합(2조4881억원)을 넘어선다. ELB·DLB 발행금액이 ELS·DLS 발행금액을 넘어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가장 많이 팔리는 ELS의 경우 주가지수를 기초로 지수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전에 약속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DLS는 금리, 원유, 환율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다.

ELS·DLS는 기초자산이 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하면 만기때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기초자산의 녹인 구간은 보통 최초발행가격의 40~50% 수준이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는 빈도는 낮은 편이다. 손실 확률은 적으면서도 연 5~6%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도 불린다.

ELB와 DLB는 ELS·DLS에 비해 수익률은 낮지만 대신 원금이 보장된다. 예를들어 코스피200을 기초로 하는 ELB의 경우 조기상환일(통상 발행 후 6개월)에 기초지수가 최초 발행 당시보다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연 2~3%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환은 유예된다. 만기(통상 3년)때 기초지수가 최초 발행 당시보다 떨어진 상태라면 이자 없이 원금만 돌려받는다.

확정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예적금보다는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조건만 충족한다면 손실 위험 없이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지난달 한국 증시의 낙폭이 커지면서 원금을 지키면서도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상품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B는 연말에 발행금액이 증가하는 계절성이 있지만 최근 발행금액이 늘어난 건 아무래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영향인 것 같다"며 "(손실 위험이 있는) ELS 발행금액이 최근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상품의 이자가 높아진 것도 인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파생결합상품은 보통 채권 이자와 기초자산 선·현물 매매를 통한 델타헤지(변동성 최소화), 옵션 매도 프리미엄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옵션 프리미엄이 커지기 때문에 파생결합상품도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생긴다.

최근 발행되는 ELB들은 연 이자가 5~7%대로 늘었다. 연 10%가 넘는 고이자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를 기초로 하는 DLB는 확정적으로 2%대 이자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발행한 ELB 2480호는 S&P500 ESG 지수를 기초로 한다. 기초지수가 6개월 동안 100~120% 범위 안에서만 움직일 경우 최대 연 9.99%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현재 청약이 진행 중인 미래에셋증권의 ELB 2987호는 기초자산(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이 101%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7% 이자를 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B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라 퇴직연금 계좌로 투자하는 분들도 많다"며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다보니 다양한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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