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 청소노동자 소송 일파만파…캠퍼스는 시끌시끌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2.07.04 19:00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당신이 부끄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청소경비노동자 투쟁을 지지않는 공동체원들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사진= 하수민 기자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경비 노동자들 집회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수업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이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학생들의 대응을 놓고 학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에 따르면 연세대 학생 3명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학내에서 시위를 해 온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동자들로 수업을 방해받았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30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연세대분회장과 부분회장을 상대로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정신과 진료비 등을 합산한 640여만원을 청구했다.

대표 고소인인 연세대 재학생 이모씨는 이날 머니투데이에 "집회 시위 소음을 줄여달라고 시위대 측에 다섯 차례 요청했고, 학교 측에도 세 차례 건의했다. 총장실도 찾아갔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발표가 많은 수업이었는데 교수의 강의뿐 아니라 다른 학생이 말하는 것도 안 들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시위 소음으로 촉발된 연세대 학생들의 소송 사건이 화제가 되자 이날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는 '당신이 부끄러웠으면 좋겠습니다 : 청소경비노동자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공동체원들께'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글쓴이는 자신을 같은 공동체에서 학습하고 있는 구성원이라고 소개하며 "청소·경비노동자들과 그에 연대하는 공동체원들은 그동안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조용한 방법으로 오래, 길게, 끊임없이 투쟁했다"며 "무의미한 사측의 교섭과 학교 본부의 책임 회피가 돌아온 상황에서 이 다음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연세대 재학생들도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이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 많았다.


연세대 재학생 권모씨(23)는 "청소노동자도 학생도 모두 학교를 구성하는 일원인데 그 일원이 자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그저 내가 불편하다는 것만 관심이 간다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모씨(27)는 "학습권을 침해한 건 노동자들이 아닌 학교다"며 "학생과 교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는 일원을 향해 고소를 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세대분회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시급 440원 인상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했으나 원청인 학교가 응답하지 않아 농성에 나서고 있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연세대 측은 "학교가 노조 측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임금 인상은 물밑에서 계속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임금 동결을 선언한 적이 없다"며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문제는 경비 시스템 대체로 불필요한 상황이고, 샤워실 설치 문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좀 더 검토해봐야할 문제"라고 했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 안 공공운수노조가 손으로 적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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