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코로나 초기 같아…대응 너무 느려" 美 전문가 경고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07.04 10:41
/로이터=뉴스1
원숭이두창이 이례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초기 대응이 너무 느려 이 질병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원숭이 두창 대응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최악의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2020년 초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에 비유하며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 주창 비정부기구인 '프렙포올'의 공동 설립자 제임스 크렐런스타인은 "우린 원숭이두창 진단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한 달간 큰 소리로 주장해왔다"며 "바이든 행정부 대응은 명백한 오류를 범하고 있고, 이는 초기 코로나19 사태로부터 교훈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과 다른 원숭이두창 확산세에도 정부가 제한된 검사·백신 공급 등 미온적 대응으로 발병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 전국성병예방협력센터(NCSD)의 데이비드 하비 이사는 "미국은 검사 간소화와 백신 제공, 치료제 접근 등에서 모두 뒤처져 있다"며 "세 가지 영역 모두 느리고 관료적이며 이는 발병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원숭이두창은 통제 밖에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가운더는 "검사를 훨씬 더 공격적으로 진행해야 했는데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료주의 탓에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존 앤드루스 조지워싱턴대 밀켄 공중보건대학원 글로벌 보건 부교수는 "현재 미국 공중보건 시스템의 재원이 부족하고 과도하게 분열된 상태"라며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만큼 전염성이 없고 치명성이 덜하다는 점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대여섯 번의 코로나19 파고를 겪었고, 매번 약간씩 허를 찔렸다. 원숭이두창 확산을 막으려면 그때의 교훈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원숭이두창 통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우리는 원숭이두창이 어떻게 퍼지는지 알고 있다"며 "우리는 감염된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검사 장비들과 백신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국한돼 발생했던 풍토병이다. 그런데 지난 5월부터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이례적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51개국에서 5000건 이상 보고됐다. 확진 사례의 90%는 유럽에서 나왔으며, 한국에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확진자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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