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5%↑…勞 "삭감 수준" vs 使 "감당 못해"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2.06.30 10:23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한 데 대해 노사 양측 모두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인상률 5%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펜데믹 상황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영세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반발했다.

최임위는 지난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620원으로 의결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법정 심의 기한 막판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익위원이 낸 중재안을 표결에 부쳤고, 재적 27명 가운데 출석 23명, 찬성 12명, 반대1명, 기권10명으로 가결됐다.

근로자위원 측 민주노총 소속 위원 4명은 표결을 거부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회의장에서 나가면서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은 실질적으로 물가 인상률에도 못 미치고 결국은 동결은 넘어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절망스럽게 생각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 계속 투쟁하겠다"라며 "물가상승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최신 산식을 사용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표결 불참도 고려했지만 피해가 고스란히 저임금 노동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표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 심해질 위기의 고물가 상황에서 낮은 인상률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회의에서는 사용자위원들도 중재안에 반발하면서 9명 전원이 찬반 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퇴장했다. 다만 이들은 표결 선포 이후 퇴장해 기권 처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인상은 공익위원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사용자위원 전원이 유감을 표명하고 퇴장한 후 의결된 것으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5년 간 물가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오른 최저임금 수준, 한계에 이른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법에 예시된 결정요인, 최근의 복합경제위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5% 인상률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도 강한 우려와 불만을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은 장기간 펜데믹을 거치면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동결 수준을 간곡하게 호소해왔다"라며 "현실을 외면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충격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축소의 고통은 중소기업과 저숙련 취약계층 근로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는 적용하지 않기로한 '업종별 차등화'를 두고도 노사간 입장 차이가 이어졌다.

한국노총은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동호 사무총장은 "표결에 앞서 한국노총 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이 정부에 권고한 업종별 구분적용 용역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박준식 위원장은 정부의 수행과제가 악용되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라며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행할 경우 노사관계는 파국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사측에서는 내년 최임위에서는 업종별 차등화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수용성조차 감안되지 않은 이번 결정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은 뚜렷해졌다"라며 "정부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심의에서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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