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 남서부 외곽에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시신 46구가 무더기로 발견된 데 이어 병원으로 이송된 16명 중 5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사망자 39명은 남성, 12명은 여성으로 파악됐다. 희생자 중에는 10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생존자 일부는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욱 늘 가능성이 큰 상태다. 병원 측은 환자들이 고열과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당국은 멕시코에서 불법으로 미국에 넘어온 이민자들이 타고 있던 트레일러가 무더위에 '찜통'으로 변했고, 이로 인해 희생자들이 질식 현상과 온열 질환 등으로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샌안토니오시의 기온은 섭씨 39.5도를 기록했는데, 트레일러 안에는 에어컨은 물론 식수도 없는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트레일러 내부에 있던 이들의 몸이 매우 뜨거웠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 유사한 사건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트레일러 내부 온도가 78도 이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 정부 북미대표부 책임자인 로베르토 벨라스코 알바레즈는 트위터를 통해 희생자들의 국적이 멕시코(22명), 과테말라(7명), 온두라스(2명) 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는 멕시코 국경과 불과 250㎞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중남미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 중 하나다. 트럭이 발견된 지점은 멕시코 국경과 이어지는 I-35번 고속도로 인근 도로였다.
현재 이 사건 관련 3명이 구속됐으며, 출입국을 관리하는 미국 연방 국토안보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론 니런버그 샌안토니오 시장은 "이 사람들을 이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 방치한 자들은 가장 강력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참사를 조 바이든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이민자에 상대적 포용 입장을 밝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밀입국이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들의 죽음은 바이든 책임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국경 개방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치명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국토안보부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초기 보고를 보면 밀입국 조직이나 인신매매범에 의해 발생한 비극으로 보인다"면서 "참혹하고 가슴아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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