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안 받고 환불해줘"…'공매도 달인', 빅스텝 끝 예측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6.29 06:07

마이클 버리 "소매업체 과잉재고는 '황소 채찍효과'…
"인플레 곧 완화, 연준 공격 긴축에도 반전 있을 것"

/로이터=뉴스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예측에 성공하며 공매도 달인으로 유명해진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이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중단 및 철회를 예측했다.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고자 올해 연말까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거란 시장의 주류 전망과 상반된 주장이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최근 소매업체들이 넘치는 재고에 소비자에게 물건을 돌려받지 않고 돈만 환불해주는 반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CNN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소매 공급 과잉은 '황소 채찍효과'(Bullwhip Effect)"라고 적었다.

'황소 채찍효과'는 소비자 수요의 사소한 변화가 유통·제조업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제용어로, 아주 사소하고 미미한 요인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나비효과'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그는 "구글링(구글 검색)을 해봐라. 투자를 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황소 채찍 효과로 인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파동이 일면→올해 말까지 CPI(소비자 물가지수)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나타나고→연준의 금리인상과 QT(양적긴축)에는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 트위터 갈무리
도매·소매업체들은 시장 수급 변동에 대비해 시장의 실제 수요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상품을 주문해 창고에 재고로 쌓아둔다. 올해 초 소매업체들은 수요 증가 조짐에 앞다퉈 재고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치솟은 물가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고 서둘러 확보한 제품은 소매업체의 과잉 재고로 남게 됐다. 최근 미국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재고 처리 문제로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이클 버리는 소매업체들이 과잉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인하할 것이고, 이는 물가 상승률 둔화로 이어져 결국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할 거라고 주장한다.


CNN에 따르면 타깃, 월마트 등은 과잉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반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환불을 해주되 물건은 받지 않는 방법도 선택하고 있다. 미 소매업체 컨설팅업체인 SRG의 버트 플리킹어 상무이사는 "(환불만 해주는 반품 정책은) 현명한 전략"이라며 "판매 금액 1달러당 소매업체의 순이익은 1∼5센트지만, 반품 1달러당 소매업체의 처리 비용은 15∼30센트"라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기준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의 최근 1개월간 추이 /사진=블룸버그
과잉재고에 따른 물가하락 정황은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WP에 따르면 소매업체 상품 생산에 필요한 금속, 에너지, 농산물 등 원자재 관련 지수는 최근 모두 고점 대비 큰 폭 하락했다.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 9일 이후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돌입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를 저지할 수 있는 경기침체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발표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6월 제조업 기업활동지수는 -17.7로 집계돼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해당 지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를 보였다는 뜻으로, 경기침체 근거로 쓰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돌입했다는 명백한 근거가 있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2.5%까지만 올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시장은 연준이 물가안정을 위해 현재 1.50~1.75% 수준인 기준금리를 3.5~4%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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