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동 일대에 짓는 주상복합단지 '한화 포레나 미아'가 미계약 82가구에 대해 29일부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전용면적별로 80㎡A 33가구, 전용 84㎡A 33가구, 전용 84㎡B 16가구다.
이 단지의 무순위 청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도 정당계약 후 남은 139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당시 1120건이 접수돼 평균 8.0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또다시 절반 이상 남게 된 상황이다. 면적이 작은 전용 59㎡ 이하는 완판됐지만 전용 80㎡ 이상은 대부분 안 팔렸다.
서울에서 분양한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무순위 청약에서 '재수'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지난 3월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도 정당계약 후 18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지만 1차 무순위 청약에서 물량을 모두 소진한 바 있다.
브랜드 아파트가 이러니 인지도가 낮은 중소건설사의 소규모 분양 현장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7월 공급된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과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1년 가까이 물량을 모두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두 단지는 지난해 8월부터 8차례에 걸쳐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도 불구하고 완판에 실패해 최근 9번째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았다. 비(非)브랜드 단지인데다 각각 75가구, 43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라는 점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전용 59㎡는 6억800만~7억8500만원, 전용 78㎡은 8억6385만~9억7563만원으로 분양 중이다. 최초 분양가가 각각 8억6120만~8억7910만원, 10억1630만~11억478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15% 낮아진 수준이다.
분양 부진을 겪는 현장의 공통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화포레나미아', '칸타빌수유팰리스' 등은 분상제 제외 지역에 공급돼 분양과 동시에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분상제 제외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를 받는데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해 시세차익이 적은 편이다.
앞으로도 분상제 제외 지역의 분양 부진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자잿값 인상'을 반영하고 인근 시세 결정을 위한 비교단지 선정 기준을 준공 20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낮추는 등 고분양가심사제도를 개선하기로 해서다. 정부는 개편안을 적용하면 분양가가 지금보다 0.5~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단순 상승률로 보면 미미해보이지만 준공 10년차 이내면 거의 신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거의 시세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분양가가 정해지는 셈"이라며 "분양 아파트의 경쟁력은 그만큼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