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식사만큼은 제대로 대접하고 싶어서 (해당 웨딩홀에서) 나름 가격이 둘째로 높은 식사 구성을 선택했는데 6개월새 1만원이 올랐다"며 "가격이 너무 올라 좀 더 저렴한 구성으로 바꿔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결혼식이 몰리면서 예식장 구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물가까지 치솟아 결혼준비 비용이 급등하면서다.
28일 머니투데이 취재결과 상당수의 예식업체가 식대를 이미 올렸거나 향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이미 예약이 끝났고, 중순 이후 예약분부터는 식대를 20% 인상했다"며 "코로나19로 받은 타격을만회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경기 시흥에서 결혼식, 단체 행사 등에 출장뷔페 서비스를 제공하는 B업체는 최근 마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결혼식 뷔페 최저 단가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이미 두달 전에 결혼식 뷔페 최저 단가를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올렸지만 물가상승이 계속되면서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인건비도 30~40% 이상 오르면서 올 가을부터는 결혼식 뷔페 최저 단가를 추가 인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식 업계에서는 비용이 당분간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서울의 한 출장뷔페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지난 1월 이후 식용유와 설탕을 포함해 채소 등 거의 모은 품목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매주 식자재와 공산품을 구매하는데 요즘은 물건이 없다고 다음주에 오라고 해서 가보면 가격이 더 올라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월과 비교해 인건비와 식자재, 공산품의 30~40%가량 올랐지만 아직 고점을 찍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전씨에 따르면 내년 6월 토요일 점심 예식을 기준으로 양식코스의 식대는 1인당 강남 삼성동 C 웨딩홀과 송파구 D웨딩홀은 6만원대, 학동 E호텔은 7만원대였다. C웨딩홀과 E호텔은 최소 300명의 하객을, D웨딩홀은 최소 400명의 하객에 따른 식대를 결제해야 했다. 식비로만 1800만~2400만원이 드는 셈이다.
결국 전씨는 강남의 F웨딩홀에서 300인분의 식대와 대관료 등을 포함해 4000여만원을 들여 결혼식을 예약했다. 전씨는 "식비를 포함한 예식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말에 결정을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식장을 찾는 하객이 줄었다는 점도 예비부부에겐 부담이다. 직장인 김씨(32)는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한 웨딩홀에서 토요일 점심에 250여명의 하객을 초대해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코로나 이후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마음만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문화가 변하면서 식장에서 제안하는 최소 보증인원을 모두 맞추기 어려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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