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인 나토 정상회의로 향하는 기내에서 깜짝 등장해 인사를 나눴다. 김건희 여사는 처음으로 기자단과 상견례를 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새벽 2시41분쯤(한국시간 기준, 스페인 현지시간 기준 27일 저녁 7시41분)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내 취재진과 수행원 자리로 찾아와 10여분 간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탑승자들의 자리를 돌면서 일일이 악수하고 대화했다.
윤 대통령은 "먼 길 왔는데 수고가 많으시다. 많이들 잤느냐"며 "아까 내가 오려고 했는데 다들 주무시더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첫 순방 어떤 마음가짐으로 오셨느냐', '좀 쉬셨느냐'고 묻자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겠느냐", "자료 보느라 못 쉬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자회의 특성상 짧은 기간 동안 14개의 외교 일정이 몰린 것도 화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둘째 날은 일정이 빠듯하더라"며 "나토 동맹국에다가 초청받은 파트너 회담만 한 2시간 반 되고 나머지는 다자회담이 짧게 짧게 있어서 길게는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얼굴이나 익히고 간단한 현안들이나 좀 서로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정도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유럽 주요 국가 등과 양자 정상회담이 잡혀 있지만 보통 30분 안팎으로 예정 시간이 짧다.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비행인 만큼 기내에서 어떻게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프리미어 축구하고 저 유로컵 있지 않느냐"며 "책도 좀 보고"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도 중간에 합류해 동행한 순방단에 인사했다. 흰색 카라 원피스 차림으로 나온 김 여사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장시간 비행에 컨디션이 어떻냐'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취임 후 김 여사가 취재진 앞에 나와 인사한 적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9~30일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현지시간) 밤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이날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는 박상훈 주스페인 대사 부부와 김영기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 등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스페인 측에서는 하비에르 살리도 외교부 아태국장, 빅토리아노 곤잘레스 나토 정상회의 한국연락관 등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수행원, 취재진 등이 탑승한 공군 1호기는 이날 오후 2시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이륙해 스페인으로 출발했다.
앞서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1시51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장,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이 윤 대통령 부부의 첫 해외순방을 환송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순방으로서 다자외교 데뷔전이다.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공식 세션에 참석하는 동시에 시간을 쪼개가며 주요 참가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28일부터 30일까지 양자회담 9건과 한미일 정상회담 등 최소 14건의 외교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후 앤서니 노먼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양자회담 후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는다. 저녁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주최 환영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날 오후 개최될 예정이다. 2017년 9월 유엔총회 이후 4년 9개월 만에 성사된 것으로, 북핵 문제 등 역내 안보에 대해 정상 간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나토 동맹국 파트너 정상회의 진행 중 틈틈이 EU 집행위원장과 상임위원장, 캐나다·루마니아 정상과 약식회담도 예정돼 있다. 이날 밤에는 현지 동포 대표들과 만찬 간담회도 열린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체코·영국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원자력 협력 등 경제협력을 논의한다. 점심에는 스페인 경제인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스페인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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