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bZ4X 모델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생산된 총 2700여대가 리콜 대상이다. 차량 대부분은 아직 구매 고객에게 인도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타가 리콜을 결정한 이유는 bZ4X의 타이어가 주행 중 빠질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차량과 타이어를 연결하는 볼트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게 토요타 입장이다. 토요타는 해당 볼트를 강하게 체결하지 부품을 교체할지 검토 중이다.
bZ4X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고수했던 토요타가 내놓은 첫 순수 배터리 전기차다. 지난달 일본을 시작으로 공식 출시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bZ4X의 리콜로 테슬라가 주도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도전하려는 토요타의 야심이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뒤늦게 전동화 비전을 내놨다. 2030년 안에 연간 35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히고 2030년 내 전기차 모델 30종을 출시하기 위해 350억 달러(약 4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토요타는 타 브랜드들과는 달리 명확한 100% 전동화, 탄소중립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하이브리드 판매 중심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 2030년 친환경차 판매 목표 800만대 중 450만대는 하이브리드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혼다, 닛산, 마쯔다 등 미국 시장을 주름잡던 타 일본 브랜드도 전기차 시장에선 사실상 소비자 관심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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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하는 현대차·기아…일론 머스크 "인상깊다"━
블룸버그는 특히 현대차·기아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는 데 5개월이 걸렸지만 테슬라는 10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생산·판매 증가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도 이에 "인상깊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 원격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를 제외한 완성차 기업 중 폭스바겐그룹이 가장 잘하고 있다"고 답변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같은달 머스크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보고 "매우 잘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선전은 특유의 신기술과 넓은 적재 공간, 가성비 덕이라는 분석이다. 아이오닉5와 EV6는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급의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초급속 충전, 회생 제동 조절 페달, 차량 배터리에서 전력을 뽑아 쓸 수 있는 V2L 등 신기술도 탑재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 30여종 가운데 4만5000달러(약 5832만원) 미만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이 많지 않고 그나마 살 수 있는 차량도 닛산 리프처럼 작고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이라고 밝혔다.
기아 북미 법인 관계자는 "일부 고객이 테슬라 차량에 피로감을 느껴 아이오닉5·EV6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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