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가스를 비싸게 샀다고?"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의 반박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 2022.06.26 09:44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3일 오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2 대구 세계가스총회 성공다짐행사'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올초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60%나 비싼 값을 주고 액화천연가스(LNG)를 현물도입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반박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수급상황과 LNG도입 체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현물도입 가격이 높았던 특정시점만 따로 떼어내 비교하면서 가스공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 채 사장의 입장이다.

채 사장은 25일 본인계정의 페이스북에 올린 '시리즈3. 민영화 오징어게임과 가스공사 오징어만들기(1)' 제하의 게시물에서 '가스공사가 일본에 비해 LNG를 비싸게 들여온다'는 주장에 대해 "데이터를 취사선택하면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으므로 재반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는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를 분석해 올 1월 한달 가스공사의 도입단가가 일본에 비해 78% 비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 사장은 " 1월은 겨울철에 가장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달"이라며 "가스공사는 전력의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한 천연가스 무한수급책임이 있기 때문에 수급을 맞추느라 고가의 현물을 들여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 등으로 LNG 현물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올 1월 일본은 지속적인 수요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LNG 수입량이 약 16% 감소한 반면, 한국의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3% 증가했다. 1월 일본 도쿄의 평균기온은 영상 4.9℃로 서울의 평균기온 영하 2.2℃ 에 비해 크게 높아 에너지 수요가 크지 않은 환경이었다. 아울러 일본 유틸리티기업들은 1월 석탄 수입을 최근 2년간 최대수준으로 늘렸고 고가 현물시장에서 1월 LNG 현물구매를 축소해 왔다. 이러한 수급환경의 차이를 고려할 때 올 1월 단 1개월 수입가격만을 기준으로 LNG 도입경쟁력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채 사장과 가스공사의 주장이다.

채 사장은 "가스공사가 고가의 현물을 상대적으로 들여오지 않았던 올 4월에는 가스공사의 도입단가가 일본에 비해 톤당 100달러 가까이 저렴했다"면서 "가스공사가 비싸게 현물을 대거 사들인 1월의 경우에도 가스공사의 장기도입계약의 평균단가는 일본보다 저렴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가스공사가 작년에 최저가격수준으로 계약한 카타르와의 계약 그리고 올해 고유가추세에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치열하게 협상해 최저수준으로 계약한 BP(브리티시페트롤)와의 또 다른 장기계약이 새로운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 가스공사의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면서 "사실이 이런데 수많은 월별 데이터중 1월 데이터 하나만 취사선택해서 '헛발질'과 같은 극단적인 용어로 비난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했다.

채 사장은 최근 가스공사를 향한 비난이 과도하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아시아 LNG쟁탈전 가격상승, 줄이면 전력부족도'라는 기사를 인용했다. 해당 기사는 "중국은 거국적으로 LNG수입에 혈안이다. 한국도 가스공사가 대부분의 수입을 한다"면서 "한편 일본은 전력과 도시가스회사마다 각자 수입한다. LNG쟁탈전을 민간에 맡길 경우 '매입패배'가 일반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두고 채 사장은 "정작 일본의 유력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는 한국의 경우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대부분의 LNG 수입을 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일본의 민간중심 LNG확보체계에서 유발될 수 있는 천연가스 수급실패의 리스크를 크게 걱정하고 있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끝으로 채 사장은 "데이터만 제대로 들여다 보고 분석했다면, 그리고 데이터를 인용하는 기본원칙에만 충실했다면, 또 외국언론을 더블체크해 보거나 일본 전문가의 입장을 조금만이라도 물어보기라도 했다면 차분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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