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갭투기' 부추긴다"…상생임대인에 우려 쏟아진 이유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2.06.27 06: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1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이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임대차 3법의 개선안 Δ상생임대인주택에 대한 요건 완화 및 혜택 확대 Δ갱신만료 임차인 대상 전세대출지원 강화 Δ월세 및 임차보증금 원리금 상환액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도 함께 발표됐다. 정부는 분양가에 Δ주거이전비(이사비) Δ상가세입자 영업손실보상비 Δ이주비 금융비용 Δ명도소송비 Δ총회 운영비 등 의사결정 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모두 정비사업 특성상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반영되지 않았던 비용들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 2022.6.21/뉴스1
정부가 전셋값 상승, 전세매물 실종 등을 우려해 내놓은 '상생임대인 제도'가 갭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6월 전까지만 전세가 만기되는 집에 '갭투자' 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21일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상생임대인 혜택'을 종전 1주택자 대상에서 다주택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상생임대인 제도에 따라 규제지역에서 전셋값을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올린 임대인은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2년 실거주'를 면제 받는다.

상생임대인이 되기 위해서는 직전계약과 5%룰을 지킨 당해계약의 임대인이 동일해야 한다. 또 직전계약기간이 1년6개월 이상, 당해계약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하며 당해계약 시점이 2024년 12월 전이어야 한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은 최종 1주택을 팔때만 적용이 되기에 다주택자 입장에서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을 먼저 팔고 상생임대주택을 마지막에 팔아야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다만 무주택자의 경우에는 '갭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집값이 올랐을 때 되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고 시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애초에 집이 없는 상태에서 갭투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주 중인 집을 먼저 팔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규제지역 내에서 무주택자의 갭투자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갱신계약이 올해까지 만기되는 물건을 전세를 끼고 매수한 다음, 신규계약 할 때 보증금을 시세만큼 올려 받고 2년 후 다음 계약때 '5%룰'을 지키면 언제 이 집을 되팔아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입자와 협상할 여지가 있다면 내년 6월 전 갱신계약이 만기되는 물건을 갭투자하더라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직전계약이 2년이 아닌 1년6개월 이상만 돼도 상생임대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계약을 1년6개월, 갱신계약을 2년하자고 제안해 세입자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전세시장에 3중 가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규계약으로 전셋값을 올려 받고 다음 계약에서 5%룰을 지킨 집 △갱신청구권 행사(5% 이내 인상) 후 다음 계약에서 5%룰을 또 한번 지킨 집 △시세대로 전셋값 받는 집 등 경우에 따라 전셋값 차이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상황에서, 이번 상생임대인 제도가 무주택자들의 갭투자를 부추기면서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상과 DSR 규제 등으로 시장이 하락 안정화 되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기 때문에 '갭투자'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어때요?" 정부가 물었다…국민들 대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