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시간만 일해요" 최소 근무시간 없앤 삼성 반도체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2.06.24 05:00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사진=삼성전자
"하루 1분만 근무해도 연차 안 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경험) 부문에 최소 근무시간을 없앤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해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에 나섰다. 그간 생활가전과 IT·모바일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에만 적용하던 것을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지난달 16일 사내 공식 공지를 통해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했다. 원래 자율적으로 근무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flex time)를 시행해왔지만, 4시간의 하루 최소근무시간 제한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 시행으로 일일 최소근무시간을 아예 폐지하면서 '주 5일 근무제' 개념도 사라졌다. 직원들은 한 달 기준으로 총 근무시간만 맞추면 된다. 근무 일수가 25일인 달이면 200시간(8시간×25일) 내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근무자의 재량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한 달의 첫 2주는 매일 1분씩, 다음 2주 동안엔 하루 16시간씩 일해도 되는 셈이다. 다만 교대근무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시행 한 달이 넘어가면서 직원들 만족감이 크다.

직원 A씨는 "출근해 1~2시간 일 하다가 중간에 미용실에 들른 후 다시 돌아와 일을 한 적이 있다. 퇴근 후에만 내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활용도가 높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직원 B씨는 "아이가 어려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길 때가 있는데, 하루에 4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좋다"며 "일을 하기만 하면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다음에 근무 시간을 보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부서장급 직원 C씨는 "관리직급으로 젊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이번 제도를)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 영어·중국어 교육 지원,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 등 임직원 복지와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분야 인재 부족과 이에 따른 경쟁사들 간 인재 쟁탈전 심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과거와 달리 돈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복지제도 등을 회사 선택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 역시 이들 요구에 기업들이 부응하는 것 중 하나"라고 했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