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지하철도 멈춘다"…英 철도노조, 30년 만의 최대 파업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6.21 07:33

철도해운노조 4만여 명, 21·23·25일 파업 참여

영국 철도해운노조(RMT) 관계자들이 20일(현지시간) 사측과의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돌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영국 철도해운노조(RMT) 홈페이지
영국 철도해운노조(RMT)가 30년 만에 최대 규모 파업에 나서 영국 내 철도 운행이 대부분 마비될 전망이다.

RMT 측은 20일(현지시간) 사측과의 최종 협상 결렬에 따라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RMT 홈페이지에 게재된 성명에 따르면 이들은 "네트워크레일(영국 철도시설공단) 및 열차 운영사와의 협상은 오늘도 계속됐다"며 "RMT 집행위원회는 현재 이들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고, (사전에 예고한)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네트워크 레일과 13개 철도회사 소속 노조원 4만여명이 21, 23, 25일 총 사흘간 파업에 돌입한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 영국 내 주요 노선 대부분이 이 기간에 운행이 중단된다. 21일에는 런던 지하철도 파업한다.

RMT 파업 선언으로 영국 내 주요 인구 중심지 및 화물노선 등의 운송 서비스가 80%가 마비될 것으로 영국 정부 측은 예상했다. BBC는 "파업이 없는 날에도 열차 운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의 영향이 이날 저녁부터 약 일주일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RMT 측은 사측에 임금인상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철도와 런던 지하철 예산을 삭감한 영국 정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AFPBBNews=뉴스1


"임금 7% 인상" vs 2% 인상+1%


RMT는 성명에서 "보수당 정부가 영국 철도청 예산 40억 파운드(약 6조3362억원)의 자금을 삭감하며, 이 분쟁의 해결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사측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낮은 급여 인상률을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명령에 따라 기업(철도운영사)들도 수천 건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고, 강제 해고에 대해 어떤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RMT는 사측에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 7%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근로자들이 감원과 근로 규정 변경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1%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는 임금 2% 인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 매체는 RMT와 사측 간 의견차이가 상당하다며 합의안 도출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특히 RMT 측이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고 경고해 영국 내 철도 운행 차질이 장기간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사이먼 클라크 영국 재무장관은 "(RMT와)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파업 가능성이 높다"고 BBC에 말했다. 앤드루 헤인스 네트워크레일 최고경영자(CEO)는 파업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RMT과 협상으로 파업을 멈출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파업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승객들에게 필요한 경우에만 열차로 이동할 것으로 권고했다.

한편 그랜트 샤프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정부가 이 파업 협상에 직접 관여한 적은 없다. 사측과 노조만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번 협상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RMT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샤프스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다른 시민들의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는지 고려하지 않고 파업을 단행하는 철도 노조를 더는 용인할 수 없다"며 파업에 나선 RMT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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