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II)' 개발·제조에는 업력 10년 이하의 국내 벤처·스타트업들도 다수 참여해 힘을 보탰다.
2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에는 300여개 기업이 참여, 핵심부품 개발·제작을 진행했다. 체계종합 등 항공우주 분야 전문기술부터 엔진, 열·공력 등 기계·장치 기술, 시스템 제어 등 소프트웨어까지 수백여 이상의 기술들이 이들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이들 중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 외에 업력이 10년이 채 되지 않은 딥테크(첨단기술) 벤처·스타트업들도 이름을 올려 주목을 이끈다. 덕산넵코어스, 브이엠브이테크, 시스코어, 에너베스트, 비츠로넥스텍 등 5개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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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개발부터 항법수신기까지…벤처 기술력 총집합━
2016년 설립된 비츠로넥스텍은 누리호의 추진기관·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엔진 연소기·가스발생기, 터빈배기부, 엔진공급계 부품 제작을 이끌었다. 비츠로넥스텍은 전력부품 생산 중소기업 비츠로테크에서 우주항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중견기업인 비츠로그룹 소속인 만큼 특허만 16개를 보유하는 등 기술력은 상당하다. 액체로켓엔진 제작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추진체 관련 상세설계와 제작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덕산넵코어스는 누리호의 항법수신기를 개발했다. 한양네비콤의 방산사업부문을 양수해 2012년 설립된 기업이다. 정밀유도 및 항공무기 등 군사용 무기체계 분야에서 PNT(위치·항법·시각)를 개발하고 있다. 덕산넵코어스는 설립 10년차를 맞은 작년에 덕산그룹에 인수됐으며, 현재 항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과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분야 진출을 앞두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시스코어는 누리호에 탑재되는 배터리모듈 등 전력시스템과 추력제어장치 등을 개발했다. 통신·제어장비, 해양탐지 시스템 등 민수분야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지멘스의 공식 기술파트너이기도 한 브이엠브이테크는 구조체 소음·진동과 관련한 설계와 시험, 에너베스트는 열제어·화재안전 분야 단열재 제작 등에 참여했다. 모두 2015년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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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고수 K벤처 많다…기술력 인정받을 환경 조성해야"━
누리호는 이처럼 국내 혁신벤처들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항공우주 등 혁신산업에는 다양한 분야의 산업기술들이 융합된다"며 "숨은 고수인 벤처기업들의 기술 값어치를 더욱 높이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산업재산권 55만건 중 절반 이상(28만건)은 벤처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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