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인간 되고 싶어"…SNS '그 약' 먹은 여성들이 겪은 일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2.06.18 07:01
/사진=게티이미지

"같이 '나비약' 나눠 먹고 뼈말라 될 분 찾아요."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깡마른 몸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거식증을 동경하는 현상인 '프로아나'(pro-ana)가 퍼지고 있다. 뼈가 드러나게 마른 몸을 '뼈마름'이라고 부르며 '뼈말라 인간 되기' 기록용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유행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인 일명 '나비약'을 구매해 판매하거나 투약한 59명이 검거됐다.

17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에 따르면 경찰은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지정된 '나비약'을 타인 명의로 처방받아 SNS로 판매한 A씨 등 판매자 8명과 이를 구매한 B씨 등 구매자 51명 등 59명을 마약류관리법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들 중 10대가 총 4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구매자 51명 중 50명은 여성이었으며 13세의 학생도 포함됐다.

나비약을 구매한 10대들은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는 점 때문에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서 '나비약'을 검색해 약을 불법 구매했다. 해당 학생들은 '뼈말라' 다이어트를 위해 나비약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욕억제제 알약은 나비 모양을 닮아 일명 '나비약'으로 불린다. 나비약은 체중 감량이 필요한 비만 환자에게 단기간 처방하는 의약품이다. 중독성과 환각, 환청과 같은 부작용이 있고 오·남용 시 위험성이 심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약품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는 나눠 팔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이는 마른 몸을 지향하는 분위기 때문인데 10~20대 여성은 30~40㎏대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먹토'(먹고 토하기) '초절식'을 감행하기도 한다.


키에서 125를 뺀 몸무게인 일명 '뼈말라' 몸무게를 원하는 청소년들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더는 살이 빠지지 않을 때 찾게 되는 마지막 방법이 '나비약' 다량 복용이다.

나비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 A씨는 "배가 고프지 않은 효과가 있었지만 계속 심장이 빨리 뛰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생겼다"며 "부작용이나 복용 기간에 대해서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최소 3개월 이상은 복용했었는데 그때 공황장애가 생긴 것 같다"고 나비약 복용의 후유증을 털어놨다.

병원에서 나비약을 정식으로 처방받은 B씨(25)도 부작용을 털어놨다. B씨는" 처방받을 때 부작용에 대해 고지받았고 반 알씩 먼저 1주일 먹어보고 한번 더 받았다"며 "식욕 억제 효과가 없어 복용량을 하루 1알로 늘렸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면증과 두통이 심해져서 겨우 끊었다"고 했다.

경찰은 청소년들 사이에 이와 같은 사례가 증가한다는 온라인상 단서를 확보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에 접근하는 경우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경우라도 처벌될 수 있다"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가정과 학교에서 마약류 오·남용 방지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NS 상 '나비약' 불법 판매 게시글.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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