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원 올려선 30조 적자 못막아"…한전, 전기요금 개편 요청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 2022.06.16 15:5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한국전력(한전)이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전이 3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내달 가스요금과 동시에 오르게 돼 치솟는 물가로 가계와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6.16/뉴스1
한국전력이 3분기 전기요금을 kWh(키로와트시)당 3원 올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동시에 전기요금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도 공식 요청했다. 소폭의 전기요금 인상으로는 국제 원료 가격 폭등에 따른 최악의 적자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전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보유 부동산과 주식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통해 이미 2조원 가량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뒀다.

한전은 16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3원 인상 요청 뿐만 아니라 기준연료비 조정, 연료비 미수금 정산 등 현행 전기요금 체계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 방안과 관련해 정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유례없는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기존 연료비연동제 가동만으로는 현재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국제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 석탄 등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 인상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최대 kWh(키로와트시)당 3원, 연간 kWh당 5원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릴 수 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기준 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한전은 현행 제도 아래 최대 인상폭인 3원을 올리더라도 1분기 적자 규모인 7조8000억원 뿐만 아니라 연말 최대 예상 적자인 30조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연료는 LNG 또는 유류다. 전력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두 종류의 연료비 단가가 작년 대비 2배가량 뛰었다. 올해 LNG 단가는 1kWh 당 172.04원, 유류는 311.70원이다. 지난해에는 각각 95.54원, 180.58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변했지만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올해 4월 기준 연료비를 kWh 당 4.9원 인상했다. 다가오는 10월에 한차례 더 4.9원 인상이 계획돼 있다. 기후환경 요금도 4월에 2원 올린 바 있다. 이번 3원 인상폭을 모두 더해도 14.8원이다.


한전은 연료비 등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한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 3원 인상 이외에 기준 연료비 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기준연료비는 지난해 12월 당시 직전 1개년 연료비 상승을 반영해 조정됐으나 올해 상반기에 연료비가 지속적으로 급등했으니 이를 반영한 기준연료비를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돼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상·하한 '폭' 확대, 연료비 미수금 정산 제도 도입, 원가 상승 요인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총괄원가 제도 필요성 등에 관해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와 별도로 적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난의 행군'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5월 한전은 부동산·지분·해외사업 매각과 경영긴축을 통해 6조원의 재무구조 개선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2조원 가량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달성했다. 우선 출자지분 2건, 부동산 3건 등 총 1300억원의 자산 매각을 완료했다. 안정적 전력공급과 안전 확보에 지장 없는 범위에서 투자사업 시기 조정 등으로 6000억원의 예산 절감을 이뤄냈다. 발전소 계획예방 정비기준 최적화, 경상경비 절감, 출연사업 재검토 등으로 7000억원의 비용절감도 달성했다.

베스트 클릭

  1. 1 "지금 난리났다" 울면서 신고한 편의점 직원…그곳으로 못 돌아갔다
  2. 2 "허웅, 애 낳자고 해서 짜증나"…전 여친 새로운 녹취록 나왔다
  3. 3 "한 달만 넣어도 연 3% 이자 주네"…요즘 직장인들 비상금 재테크
  4. 4 "하기 싫으면 나와, 이 XX야"…손웅정 아카데미 경기영상 속 욕설
  5. 5 "강북이 결국 송파 앞질렀다"…84㎡ '22억' 또 신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