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자물가는 두 달 연속 둔화 '신호'지만… "오판 말라" 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6.15 17:30

'CPI 선행지표' PPI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여전히 높은 수준, 소비자물가 더 오를 것"

/로이터=뉴스1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보였음에도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 경고음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상승률 둔화에도 생산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P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0.8%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노동부의 PPI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3월의 11.5%에서 두 달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전문가 예상치(10.9%)도 밑돈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8% 올랐다.

5월 PPI 중 에너지 부문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5.3%였고, 식료품은 13%가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와 식품 위기 충격이 미국 물가상승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무역서비스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년 동월 대비 6.8%, 전월 대비 0.5% 상승으로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시장 전문가와 주요 외신은 PPI 상승률이 둔화한 것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도매 물가'인 PPI는 '소매 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현재의 도매 물가 상승분이 나중에 소비자 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 5월 PPI가 아직 두 자릿수에 머문 만큼 미국의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상품 가격이 4월의 고점에서 하락했지만,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PPI 상승률 둔화를 물가안정으로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난 등으로 생산자 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5월 PPI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커질 거란 신호"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제분석가들은 PPI 상승률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단기적으로 계속되고, 올 하반기에나 물가안정으로 판단할 수 있는 PPI 상승률의 지속적인 둔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금융시장 연구기관인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수석 경제분석가는 5월 PPI 발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에 더욱 확신이 생겼음을 시사했다. 그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더 많은 (물가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연준은 시장의 기대보다 앞서 대중에게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폭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6월과 7월 두 차례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5월 CPI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8.6%로 집계, 약 4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연준이 기존 예고와 달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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