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출근 못한 강석훈 산은 회장…직원 수백명 반대 집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2.06.15 15:16
15일 오전 산업은행 직원들이 지방이전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은 노조

새로 취임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노동조합의 반대로 일주일째 출근 못하고 있다. 부산 이전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수백명의 직원이 아침 반대 집회에 참여하면서 '지방 이전 반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8일 출근 무산 이후 일주일째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여의도 모처에 임시 사무실을 두고 임원들에게 업무 보고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와 물밑 접촉을 했지만 '부산 이전'을 두고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강 회장은 노조에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고, 취임 후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임명권자에게 이전 반대 의견을 전달하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노조는 강 회장이 부산 이전에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 출근 저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회장이 임명 후 직원들의 반대로 일주일간 출근을 못 한 것은 처음이다.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첫 출근 당시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공개 토론 후 다음날부터 정상 출근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으로 출근한 강석훈 산은 회장(왼쪽)을 조윤승 산은노조위원장이 막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현재 노조는 산은 본사 앞에 천막을 짓고 반대 집회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집회 강도를 높이고 있고, 직원들의 참여도 많아졌다. 지난 13일에는 노조가 '산은 지방 이전 반대 대정부 투쟁 선포식'을 열고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전날 오전에 열린 반대 집회에는 산은 직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산은 본사에는 1700여명이 근무한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20여분간 진행된 집회에도 직원 수백명이 참여했다. 이날 오전에 비가 오면서 집회는 산은 본사 1층에서 진행됐다.


노조 관계자는 "강 회장이 임명된 이후 '지방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수백명의 산은 직원이 집회에 참여하는 현실을 강 회장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이전 문제는 산은의 인력 이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 동안 이직한 직원 수만큼 이탈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시장이 열리면서 이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출근 저지 장기화는 강 회장과 노조 양쪽 모두에게 부담이다.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로 금리와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또 산은이 최대 주주로 있는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와 쌍용차 매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쪽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대치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강 회장과 노조가 서로 입장을 조금씩 양보하고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이라는 특성상 노조도 반대가 장기화될수록 집회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