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오전 전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 '2022 바이오USA'가 개막한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는 사람들로 붐볐다. 코로나19(COVID-19) 탓에 3년 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행사 기간인 나흘간 전세계 65개국 3200여개사가 참가한다. 코로나19 유향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참가자 수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사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1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와야하는 등 참가자들에는 전보다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됐다. 그럼에도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전 세계 바이오산업 관계자들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전시회장 내부는 개막한지 1시간도 안돼 사람들로 메워졌다. 전시회장 한 켠에 마련된 미팅 부스에는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전시장 한복판에 멈춰서서 대화를 나누는 이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전시회장 밖도 마찬가지다. 기자와 함께 길을 걷던 바이오사 대표는 길에서 만난 외국 남성과 서로 바이오USA 참가자임을 확인한 뒤 해외 임상을 진행할 때 미팅을 기약하며 명함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바이오USA 테마가 'Limitless(무한한)'"라며 "코로나19로 억눌려있던 잠재적인 파트너십이 무한 확장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눈길을 끈 건 한국 바이오사들의 높은 참여율이다. 올해 바이오USA에 국내 참가 업체는 255곳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한국기업 12곳이 단독부스를 통해, 코트라와 한국바이오협회가 운영하는 한국관 부스를 통해 16곳이 참가했다. 기업 발표를 하는 회사는 8곳이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국내 바이오사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3년 만에 열린 대면행사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제품 매출로 인해 빅파마는 방대한 현금을 확보했지만 바이오텍 가치는 많이 하락해 시장에서 인수합병 및 라이선싱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바이오사들에 대한 글로벌 바이오사들의 관심도 뜨거워졌다는 전언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K 브랜드 잠재력을 세상 사람들이 인정한다"며 "최근 K-팜이라고 강조하는데 전보다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한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동준 코트라 뉴욕무역관(부관장)도 "코리아라고 하니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는다"며 "길을 지나가다가 '무슨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물어보고 가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CDMO 기업 카탈란트 어카운트 디렉터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아시아 지역 경쟁자가 증가하고 있어 항체·mRNA 위탁생산까지 사업을 확대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공장 설립 등 아시아 지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바이오사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기업들도 체감하는 부분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행사기간 동안 100곳 정도 미팅이 이미 예정돼있다"며 "개막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부스로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싶다는 이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 부스를 통해 바이오USA에 참여한 의료데이터 기업 에비드넷 관계자는 "글로벌 4위 CRO 부사장이 아시아 연구를 하고 싶다며 찾아왔다"면서 "자사가 확보한 데이터 종류가 무엇인지 등 관심을 보이고 갔다"고 했다. 또다른 한국관 부스 참여사인 테고사이언스 관계자도 "해외 관계자가 자사 미국 임상의 진행 여부 등을 묻고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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