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오면 차 나오겠네…화물연대·반도체 이중고 맞은 소비자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2.06.13 16:28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중고차 구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신차를 받으려면 최소 6개월부터 최대 18개월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소비자들이 바로 탈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장한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2022.05.23.

"이 정도면 입대 전 계약 넣고 제대할 때 차 받으면 되겠네요"

요즘 신차를 계약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푸념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신차 출고기간이 군 복무기간과 비슷해진 상황을 지적하는 자조적 농담이다.


13일 현대차그룹이 배포한 모델별 예상 납기표에 따르면 인기 차종의 경우 대기 기간이 최장 18개월 이상이다. 비교적 찾는 소비자가 적은 현대차 쏘나타 경우에도 예상 출고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SUV(다목적스포츠차량)는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 차량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대차 싼타페 HEV(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16개월 이상, 기아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반도체 공급난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들 차량의 출고 기간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전달 대비 4개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6개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개월 늘었다. 전기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차량에 수요가 몰려서다.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전기차도 출고를 받으려면 최소 1년이 걸린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2개월,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은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특히 EV6는 연초보다 출고 대기기간이 5개월 길어졌다.

그룹 차원에서 사실상 반도체와 원자재를 몰아줬던 제네시스도 출고 기간 1년 상한선이 결국 뚫렸다. 플래그십 SUV GV80은 차를 받기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리고 GV70은 10개월, G80은 7개월이 필요하다.



신차 출고기간, 어디까지 나빠질지 모른다…생산 계획이 돌연 취소되기도


현대차 납기지연 문자/사진제공=네이버 동호회 카페 캡처

현대차그룹은 올 3분기부터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파업이 겹쳐 신차 출고 기간은 그정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어지고 있다. 이미 생산 계획이 잡혔던 차량도 돌연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화물연대가 지난 8일 완성차 탁송과 부품 수급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파업 지침을 변경해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중이다. 8일 하루에만 2000여대 가량의 생산손실이 발생했다. 자동차 생산 공정은 특정 중요 부품만 빠져도 전체 라인이 가동을 멈춰야 하기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이 치명적이다.

이미 출고된 차량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카캐리어(완성차 운송 차량)도 파업에 동참하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출고 날짜가 이미 공지된 고객들에게 파업으로 출고가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업본부 소속 직원들을 직접 울산공장으로 파견해 칠곡 출고 센터까지 차량을 옮기는 중이다.

각 차량마다 처한 문제가 달라 신차를 받기까지의 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알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캐리어를 구하지 못한 차량의 경우 로드탁송(신차를 직접 운전해 옮기는 방식) 등을 통해 차를 받을 수 있지만 생산 시작 단계에서부터 막힌 주문건은 길게는 수개월까지 늘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궁여지책에 소비자 불만↑…로드탁송시 '신차'지만 주행거리 100㎞ 넘어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차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카캐리어차량에 실리지 못한 완성차량을 직접 운전해 광산구 평동산단 출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2022.06.08.

현대차그룹이 어쩔 수 없이 택한 로드탁송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일부 계약자들은 탁송을 위해 도로를 주행하는 과정에서 돌이 튀어서 차의 외관이 망가지거나 탁송기사가 차량 내부를 의도치 않게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신차를 계약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먼저 100㎞ 이상 주행하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현대차가 배포한 로드탁송 고객 확인서에는 "90㎞미만으로 달린 차량은 정상"이라고 했지만 대표적으로 가까운 울산공장에서 칠곡 출고센터까지 거리는 대략 130㎞로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대차 출고센터는 경기도 시흥을 비롯해 총 12곳이 전국에 고르게 위치한다.

탁송 중 차량 품질에 하자가 발생하면 소비자가 인수를 거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각종 원자재 공급난으로 차량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대체차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비자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그 범위는 얼마나 커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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