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5만8510건을 기록했다. 이는 알뜰폰이 이통3사에서 빼앗아 온 회선(8만6324건)에서 이통3사가 알뜰폰에서 가져 온 회선(2만7814건)을 뺀 수치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알뜰폰의 인기 탓에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작년 10월 이후 6만~8만건을 오가던 월간 순증 규모는 7개월 만에 5만건대로 줄어들었다. 이통3사를 위협하는 알뜰폰의 파괴력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배경으로는 최신 스마트폰의 '공백기'가 꼽힌다.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자급제폰+LTE 요금제' 조합을 앞세워 이통3사를 공략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폰13 시리즈가 출시된 작년 10월에는 7만7000여건, 갤럭시S22의 판매가 본격화된 올 3월 8만2000여건의 순증 규모를 기록했다. 갤럭시S22 시리즈의 초반 인기가 시들해지고, 이통3사가 대규모 지원금을 풀면서 알뜰폰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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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간요금제 파급효과 얼마나━
업계에선 이통3사가 30GB 안팎의 요금제를 최저 5만원대 후반에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더욱이 이통3사가 막판까지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 수준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면, 가격은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3~4만원대인 알뜰폰 사업자들의 LTE 무제한 요금제와 간격이 줄어드는 만큼, 알뜰폰 가입자들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업계에선 LTE 요금제를 통한 대용량 데이터 소비에 익숙해진 알뜰폰 이용자들이 곧바로 5G 중간요금제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들의 평균 이용량이 40GB일 정도로 '헤비 유저'가 많은데, 5G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여기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G 중간요금제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더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약점인 '결합상품'을 통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면, 이통3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하반기 5G 중간요금제 출시는 이미 누적 가입자 2300만명을 넘어선 5G의 대중화 기여할 것"이라며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도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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