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는 푸틴에게 달렸다"…美 전 재무장관의 경고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06.13 13:45

래리 서머스, 2년 내 경기침체 위험 경고…"연준 지나치게 낙관적" 비판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AFPBBNews=뉴스1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여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향후 1~2년 이내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현 상황보다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푸틴 대통령의 행동과 이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경제 정책을 이끄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낸 재정정책 전문가다. 긴축재정을 지지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큰 전년 동월 대비 8.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1년 이후 최대 폭의 상승이며, 이는 물가 압력이 경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PI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루 뒤인 11일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1갤런(3.87리터)당 5달러(5.004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 서머스 장관은 "물가가 매우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며, 더 오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는 상반된 견해를 제시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경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불황 조짐은 없다"고 평가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대개 2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뒤따른다"며 "미국이 2년 안에 경기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크고, 특히 내년에 그 위험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측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하며 "연준이 문제의 심각성을 완전히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연준과 시장은 여전히 무엇이 필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의 판단은 기준금리를 2.5% 이상으로(현재 0.75~1%) 올리지 않고도 어떻게든 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연준 전망치보다 파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당초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인플레이션 대한 위기감으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머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인식을 비판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정학적 이슈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이 강력하게 맞설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유가가 1년 전보다 올랐다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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