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또 최고치 넘었다"…끝 모르는 인플레 '백약이 무효'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 2022.06.12 14:57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휘발유과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리터당 2190원, 경유를 2180원에 판매하고 있다. 2022.6.12/뉴스1
물가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2068.07원으로 전날보다 3.48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2012년 4월 18일 2062.55원)를 10년여 만에 넘어섰는데 하루 만에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2067.4원으로 전날보다 3.87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지난달 12일 14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후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21.51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식료품·서비스 등 다른 부문 가격도 급격히 오르며 지난달 전체 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4% 상승,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운송비 상승 우려 등이 겹치면서 이달에는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급격한 물가 오름세에 정부의 대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늘리고, 이달부터 화물차·버스·택시 등에 적용되는 유가 보조금을 확대했지만 국제유가 상승분이 이런 정책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물가 상승률을 월 0.1%포인트(p)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시로 '물가 총력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모든 부처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관 분야 물가 안정은 직접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의 물가 오름세가 주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하며, 인플레이션이 세계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주요 국가 경기가 미약한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가 급격히 뛰면서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6%를 기록,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OECD 회원국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4.4%에서 8.8%로 상향 조정했다. OECD는 한국에 대해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4.8%로 2.7%p 올려 잡았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 참석하며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6.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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