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6일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한 연료비 조정요금 내역과 기초자료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7~9월)부터 적용할 전기요금을 고려해 다음 주 중으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한 요금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적자만 7조8000억원을 기록, 연말까지 누적 적자는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연료비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현행 전기요금 체계로는 이런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1, 2분기 모두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한 만큼 이번에는 인상 필요성이 더 크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기준 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올해 4월 기준 연료비를 kWH(키로와트시) 당 4.9원 인상했다. 다가오는 10월에 한차례 더 4.9원 인상이 계획돼 있다. 기후환경 요금도 지난 4월에 2원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이정도의 인상으로는 연일 최고점을 찍는 국제 연료 가격 상승폭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게 한전의 판단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석탄 등 연료비 가격과 연동해 분기별로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인상폭은 3원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별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까지 인상이 가능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제 연료 상승 추이 등을 반영한 최소한의 요금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전의 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또다른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7~9월이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라는 점에 비춰볼 때 '물가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로선 전기요금 결정에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5.6%를 기록한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은 리터(ℓ)당 2100원대를 향해 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전기요금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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