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요동치는 환율과 복원력

머니투데이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22.06.16 02:01
이종우 경제 평론가
1998년부터 올해 5월까지 293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은 시간은 71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의 4분의1 정도다. 그 사이 외환위기로 국가가 부도 직전에 몰렸는가 하면 미국 금융위기와 코로나같은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IT버블 붕괴로 단시간에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국내에서는 카드채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뻔하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벗어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원화가 이렇게 강한 복원력을 발휘한 것은 해당 환율대가 우리 경제펀더멘털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안정세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연초 다시 1200원을 넘었다. 지난달엔 한때 1280원까지 올랐는데 최근 다시 안정을 찾았지만 시장은 고환율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원화약세는 달러강세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지난해 6월 90에서 지난달 105까지 17% 상승했다. 그만큼 달러가 강세가 된 건데 이런 경향은 올해 특히 심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상이 불안해진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예상보다 강하게 인상한 덕분이다. 오랜 시간 안전통화 역할을 담당한 엔과 유로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달러를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앞으로 달러는 어떻게 될까. 현재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반기에 달러강세가 전환점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둘이다. 하나는 하반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출구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3분기 초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몇 주 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걸 감안한 조치로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과 금리차가 줄어들어 달러강세가 약해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남은 네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고 내년에도 3~4차례 인상을 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망대로라면 내년 중반에 유럽의 기준금리는 1.5%를 넘게 된다. 이 가능성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지난 5월 중순 이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2.5% 반등했다.

하반기에 중국 경제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도 달러강세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상하이에 내려진 봉쇄조치가 지난 6월1일 해제됐다. 봉쇄해제와 함께 중국 정부가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는데 중국 경제회복이 위안화 가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달러가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화수급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이는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공급장애가 풀리고 원자재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우리 무역적자도 빠르게 해소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한 나라의 환율은 해당 국가의 경제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원/달러 환율하락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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