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는 명확합니다. 새로운 지식의 창조입니다. 우주 과학과 탐사를 통해 지적 자산을 창출하고 우주 공간 내 일본의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거죠. 국제협력을 주도하거나 강화함으로써 일본의 존재감 향상에 공헌할 뿐 아니라 과학기술을 진화시켜 지상 기술로의 스핀오프(파생효과) 강화도 목표합니다."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1등 서기관)은 10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주 탐사 목표와 실행전략'을 이같이 강조했다.
아난 과학관은 "미래는 과학기술 발전에다 데이터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행성 과학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전개도 이뤄질 것"이라며 "일본은 글로벌 미션을 주도해 우주 탐사에 나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색하는 등 세계적 성과 창출을 목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15일 국산 발사체(로켓) 누리호(KSLV-II)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인공위성 자체 제작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주 탐사에 나설 기반이 마련된다. 그러나 국내 우주 전문가들은 국가적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 즉 철학과 비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부처별로 제각각 우주 사업에 나서며 우주 역량을 응집하지 못하고, 누리호 다음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과학기술은 물론 경제안보, 산업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며 실행전략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1970년대 전후의 '아폴로 시대'(미국의 달 착륙 시점) 이후 달에 처음으로 도전한 나라다. 1990년 탐사선 '히텐'을 보냈고 2000년대 들어서도 달 탐사선 '가구야'를 보냈다.
특히 2010년대 이후에는 차별화 전략으로 소행성 탐사에 나섰다. 결국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2는 2019년 미국도 하지 못했던 소행성 착륙에 성공했다. 최근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당시 소행성에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해 태양계 물질 중 가장 원시적이고 오염되지 않은 순수물질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태양계 형성 이해와 새로운 지식 창출에 기여하는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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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경제안보의 장, 국제협력으로 존재감 확대 목표"━
아난 과학관은 "우주는 경제, 외교, 안보 관점에서도 중요하다"며 "일본은 국제협력을 통해 우주 탐사에 나서지만, 일본의 주체성을 확보한 참여를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협력은 일본이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전략을 명확히 한 상태에서 참여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민간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을 적극 참여시키기 위한 대책도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일본은 이런 기조 아래에서 최근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달 탐사는 물론 달 착륙, 달 궤도 유인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협력, 소행성 표본 분석 등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달을 거점 삼아 심우주 탐사에 나서고 과학기술은 물론 경제안보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아난 과학관은 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2007년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우주 개발, 핵융합, 연구기관 제도 개선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9년 6월 주한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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