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조 클럽' 줄줄이 탈퇴…"반등 조건은 '긴축 종료'"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2.06.12 06:29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증시 호황은 옛일이 됐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으로 이른바 '1조 클럽'에 가입했던 증권사들이 줄줄이 탈퇴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올해 증권사 영업이익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다만 긴축 정책이 종료되면 증시 반등과 함께 증권사 주가와 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KODEX 증권' ETF는 전 거래일 대비 10원(0.15%) 하락한 6700원에 장을 마쳤다. 'TIGER 증권' ETF도 20원(0.50%) 내린 397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 ETF는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2.33%, 3.16% 하락했다. 시장 수익률인 -0.61%를 크게 밑돌았다.

개별 증권 종목도 이날 줄줄이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장중 735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다시 썼고 교보증권도 6960원까지 내렸다. 한화투자증권SK증권은 각각 3845원, 760원까지 하락해 최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1조 클럽'에 가입한 증권사들도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 5개사(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의 올해 합산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1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1조 클럽'에 들었던 증권사 중에선 한국금융지주(1조2736억원)와 미래에셋증권(1조2093억원)만이 올해도 영업이익 1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년 대비론 각각 16.3%, 18.6% 줄어든 수치다.

키움증권(8984억원·전년 대비 25.7% 감소), 삼성증권(9213억원·29.6% 감소), NH투자증권(8782억원·32.1% 감소) 등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보다 5.9% 증가한 1조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새로운 '1조 클럽' 멤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했다. 금리 급등으로 증권사 트레이딩 수익도 줄었다. 여기에 자기자본투자(PI) 자산 평가 손실이 반영된 데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이연으로 수수료 수익도 감소한 탓이다.



증권가 엇갈린 전망…"하반기 더 어렵다" vs. "2분기 저점 찍고 반등"


증권업종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증권가 의견이 엇갈린다. 1분기 약세는 전초전일 뿐 하반기가 더 어렵다는 예상과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 지수 하락에 따른 IPO(기업공개) 시장 위축으로 ECM(주식발행시장) 부문 수수료 수익이 감소세"라며 "최근 인건비와 원재료비도 증가했고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딜의 요구수익률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PF 딜 성사는 여러 분기에 걸쳐 수익이 인식되므로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신규 딜 확보가 어려워 향후 IB 수익 감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긴축 종료"라며 "하반기 증권업의 실적과 주가는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된 이후 증시가 반등할 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에 따른 유동성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해 거래대금도 점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대금이 1분기 수준을 상회하진 못할 전망이나 증시 반등과 시장금리 하락으로 트레이딩 성과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외 악재가 아직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1분기를 거치며 증권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기 때문에 현재 주가 수준은 실적 대비 부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이 증권사 실적에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으나 관련 영향은 시장 우려 대비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리 상승, 시장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는 이미 반영됐고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사들은 선제적으로 채권 포지션을 줄여왔고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거래대금 부진으로 브로커리지와 WM, 이자수익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나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한 IB 부문 선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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