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요금제에 변화를 줬던 쿠팡이 이달부터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요금제를 변경한다. 요금제 인상으로 일부 회원의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충성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 이후 결제일부터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가량 순차적으로 올린다. 결제일이 매달 10일 이후인 경우 이달부터, 10일 이전인 경우 다음달부터 결제일에 요금이 바뀌게 된다.
요금제 인상은 쿠팡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쿠팡이 최근 로켓와우 혜택 중 하나인 '묻지마 환불' 정책을 변경한 것도 수익성 개선 차원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획된 적자'를 내세웠던 쿠팡이지만 계속된 적자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수익성을 향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멤버십 가격 인상을 통해 쿠팡은 회원 수 900만명을 기준으로 한 달에 188억원, 연간 2257억원의 실적 증대효과가 있다. 이미 지난 1분기 커머스 부문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쿠팡인 만큼 유료멤버십 인상은 전체 실적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선 쿠팡 유료멤버십 인상률이 72%에 달해 이로 인한 고객 이탈을 우려하기도 한다. 쿠팡 외에도 네이버·SSG닷컴 등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들도 유료멤버십을 운영하는 만큼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쿠팡이 요금제를 올리더라도 회원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쿠팡이 벤치마킹한 글로벌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 역시 회원비를 여러 차례 올렸으나 회원 수는 오히려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005년 79달러에서 2014년 99달러, 2018년 119달러, 올해 초 139달러 등 멤버십 요금을 점진적으로 올려 왔다. 이 과정에서 2018년 1억명이었던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2020년 2억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혜택을 통해 '록인효과'를 극대화한 덕분에 충성고객 비중이 높아져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 멤버십 요금 인상률이 높긴 하지만 가격으로만 보면 아직도 혜택에 비해 저렴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경쟁사 직원들마저 쿠팡을 이용할 만큼 편리하기 때문에 회원 이탈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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