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1.07% 하락한 4115.77로 마감했다. 지난 2일 4176.82까지 올랐다가 반락한 뒤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오는 10일 오전에 발표되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지수(CPI)를 기다리며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월가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연율 8.5%로 고점을 쳤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하향세로 돌아섰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평균 전망치는 8.2%로 집계됐다.
지난 4월 8.3%에 이어 더 낮아졌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것이 최근 유통업체에 내구재 중심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업체 타겟은 지난 7일 일부 품목의 재고가 과잉 상태에 이르렀다며 할인 판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꽤 오랜 기간 투자해오면서 이렇게까지 재고가 급증한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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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연준 실패에 비명 나올 것"━
그는 "거의 확실하게" 올해 인플레이션은 7% 위에서 마감될 것이며 이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정책) 실패에 비명을 지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7%를 넘으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는 희망은 꺾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월가 주류의 생각과 상반된 것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5월 34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4분기 인플레이션 전망치 중간값은 3.8%였다.
매그너슨이 예상하는 7%대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이 조사는 이미 한 차례 틀렸음이 입증됐다. 지난 2월 36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평균 인플레이션은 5.5%로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지난 1월에 7.5%, 2월에 7.9%, 3월에 8.5%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2월 조사에서는 올 4분기 인플레이션이 평균 2.7%로 예상됐으나 지난 5월 조사에서는 3.7%로 상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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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반영된 8월 인플레 8.8%━
이어 "이미 예측모델은 고장 났다"며 "우리는 극단적인 상황을 생각해보고 인플레이션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상상해본다"고 말했다.
매그너슨의 비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월가 주류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시장 움직임과는 일치한다.
매그너슨이 일하고 있는 가르다의 인플레이션 투자는 한쪽은 현재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근거해 고정 이자를 지급하고 상대방은 실제 인플레이션에 근거해 변동 이자를 지급하는 CPI 스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투자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이자를 지급하는 물가연동채(TIPS)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에 반영된 올 5월부터 9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대치는 8.5% 이상이다.
특히 이번주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8.2%보다 높은 8.5%로 반영했다.
또 8월과 9월에는 8.8%로 전망하고 있으며 10월이 돼야 8%로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 스왑시장 투자자들의 예상이 맞다면 이는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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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금리 4%까지 올려야"━
현재 시장의 기대는 금리가 내년 6월 3.25%까지 오른 뒤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0.75~1%이다.
매그너슨은 "나도 인플레이션이 향후 수개월간 어떻게 움직일지 확실히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고 선언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3~4개월이 지난 후에야 과거를 돌아보며 정점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다시 3개월 전 수준까지 올랐다. 내구재 중심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하지만 내구재 등이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CPI의 거의 60%는 임대료와 항공기 요금 등 서비스 가격인데 서비스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향후 정책 스탠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단기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따라서 그 전에 어떤 큰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월가 주류의 인플레이션 고점론이 맞는지, 인플레이션 스왑시장과 매그너슨이 맞는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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