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시멘트 업계 하루 150억 피해…식음료도 타격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이재윤 기자, 박미주 기자 | 2022.06.08 16:13
(안양=뉴스1) 김영운 기자 = 7일 오후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가루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들이 운행을 멈춰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BCT 차량의 경우 절반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2.6.7/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류를 비롯해 식음료 시멘트 등 물류기반 산업에 연이은 황색등이 켜졌다. 일부 현장에선 경찰의 대응수위가 높아지면서 대체운송의 출입이 가능해졌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멘트 하루 피해액 150억원...레미콘 생산 2~3일이면 바닥



8일 한국시멘트협회(이하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1만5500t(톤)으로 일평균 18톤 대비 10%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화물연대가 시멘트 생산공장 진출입을 막은 충북 단양· 제천·영월과 강원 강릉시 옥계 지역 출하량이 대폭 감소했다.

건설현장이 바삐 돌아가는 계절적 성수기에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차량 파업으로 물류가 막히면서 공급과 생산까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멘트 기업들은 국내 유통 물량 중 30%가량을 BCT차량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BCT차량은 전국에 2700대 가량이 운행 중이며 이 중 10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진출입이 막히지 않은 강원도 일부 시멘트 공장도 공급에 나선 BCT차량을 찾아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비조합 BCT차량 운전자들도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파업과 상관없는 비화물연대 BCT차주들은 화물연대의 방해 행위가 부담돼 이번주 운송은 포기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멘트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 피해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건설현장도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멘트협회는 이날 기준 출하되지 못한 분량(16만4500톤)을 기준으로 평균 판매가 9만3000원을 산술계산하면 하루 평균 피해금이 153억원이라고 예측했다. 파업이 확대되고 피해금이 누적되면 다음주 초 피해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레미콘 기업들도 시멘트 공급이 막히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멘트 공급이 막히면서 소규모 건설현장부터 레미콘 공급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으며 일부 생산을 멈춘 공장도 있다. 레미콘은 시멘트 이외에도 자갈 등 골재 운반에도 차질을 우려했다. 다만 레미콘 믹스트럭은 이번 파업 대상은 아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레미콘 공장이 시멘트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2~3일 가량"이라며 "생산 문제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한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의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파업하면서 생산라인 가동이 일시 중단돼 주류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등에서 하이트진로의 소주제품인 참이슬과 진로의 발주량 제한을 뒀다. 2022.6.7/뉴스1


소주 맥주도 타격...다음주부터 물량 부족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주류업계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생산한 참이슬 등 소주 주력 제품의 출고가 제한적이다. 출고 물량은 평상시 대비 38% 정도다. 오비맥주 역시 이천·청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카스 등 국산맥주가 평소 대비 20~25% 정도만 출하되고 있다.

다만 전날 충돌을 우려해 전면봉쇄된 하이트진로 청주공장과 소량의 반출을 진행했던 이천공장이 경찰 대응 강화로 다소 숨통이 트였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오전부터 이천, 청주공장의 참이슬 등 출고를 진행 중이다. 이천공장의 경우 도매사 차량(주류 도매 업체 운송차량) 300여대가 주변에서 대기하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고, 청주공장도 이날 오전부터 도매사 차량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천공장에선 노조원 15명이 이날 오전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노조원들은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천공장에서 출고하는 배송차량의 운행을 방해한 혐의다. 체포되는 과정에서 몸싸움은 없었지만 경찰의 연행에 노조 측은 예상치 못한 듯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비맥주는 별도로 조달한 용차(대체 운송차량)을 통해 물량을 출고하는 중이다. 화물차량의 수배가 쉽지 않은데다 비용도 2~3배 들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출하가 조금씩 이뤄진다 하더라도 모든 판매처에 균등하게 나줘질 수 없다"며 "이대로라면 다음주부터 물량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부산시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2022.6.8/뉴스1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대...장기화 우려



닭고기와 가공식품, 식자재 등 먹거리 수송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제품이 출고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체 물류의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다. 장기화되면 수출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 닭고기업체 관계자는 "생계 등 제품이 일부 출고되지 않고 있다"고 했고, 라면업체 관계자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수출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축산업계는 사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한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향후 파업 장기화로 수입 곡물이 사료 공장에 도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사료 생산·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유업체 관계자는 "냉장 제품 배송 화물차주는 파업에 참여하진 않아 현재까지는 정상적으로 물류 수송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혹시라도 파업이 확산할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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