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권, RBC 떨어진 보험사 방카슈랑스 판매 중단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김남이 기자 | 2022.06.09 05:10
최근 보험사의 RBC(지급여력) 비율이 하락하자 주요 은행이 일부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다. 보험업계는 RBC 비율 하락이 개별 회사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은행의 조치가 아쉽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보험사의 RBC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RBC 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의 일부 방카슈랑스에 대해 판매를 중단했거나 중단을 고려 중이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을 의미한다.

RBC 비율은 고객이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을 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RBC 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보험사가 속출했다.

지난 1분기 업계 5위권인 NH농협생명(131.5%)을 비롯해 △DGB생명(84.5%, 4월 기준 108.5%) △한화손보(122.8%) △DB생명(139.1%) △흥국화재(146.7%) 등 5개 보험사가 권고 기준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은행 중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일부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RBC 비율이 150% 미만으로 하락한 5개 보험사의 일부 상품에 대해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DGB생명의 상품에 대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나머지 보험사의 상품 판매도 제한할지를 논의 중이다.

신한·우리·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신한은행은 RBC 비율이 권고 기준 밑으로 떨어진 보험사에게 자구책 등을 요청했다. 내부 논의를 거쳐 판매 중단 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판매 상품 수를 제한하는 등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시장 상황과 RBC 비율 추이를 더 지켜보고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판매 중단 조치를 했다고 설명한다. 은행들은 보험업법과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RBC 비율을 기반으로 제휴 보험사에 대한 자체 적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다른 금융사보다 더욱 더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또 특정 보험사의 RBC 비율이 개선되면 내부 평가를 거치긴 하지만 거의 동시에 다시 신규 상품 판매를 재개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RBC 비율이 하락한 측면이 커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판매 채널을 닫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은행이 더 지켜봐줬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게 관계자는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이기 때문에 지적하긴 어렵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판매 제한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손보사의 경우 방카슈랑스를 통한 매출 비중이 6.4%(1분기 기준)로 작다. 생보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5%로 높지만 업계는 판매가 제한되는 상품이 대부분 저축성 상품이어서 영향이 미미하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RBC 비율이 떨어진 일부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판매를 제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게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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