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루이비통의 최근 국내 행보가 심상치 않다. 서울 청담동에 브랜드 미학을 맛으로 표현한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이더니 이번엔 갤러리에 쇼룸을 꾸몄다. 워낙 예술가와 협업을 자주 하는 브랜드라 갤러리에 둥지를 튼 사실은 특별할 게 없지만, 선보이는 제품이 독특하다. 흔히 보는 핸드백이나 옷이 아닌 가구인데, 가격이 무려 1억원을 훌쩍 넘는다. 루이비통은 왜 한국에서 가구 전시를 열까.
7일 패션업계와 미술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송은 갤러리에서 루이비통의 디자인 가구 전시 '오브제 노마드' 전을 연다.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단독 가구 전시로 디자인과 아트페어로 유명한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2012년 처음 공개한 오브제 노마드 가구 컬렉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루이비통이 가구에 손을 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은 필연적으로 가구 소품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재의 아름다움과 형태의 균형미, 장인이 빚은 정교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디자인이 바로 가구란 점에서다. 명품을 예술작품처럼 소장하는 시대가 오면서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를 침대나 서재에 두고 테이블로 쓰는 등 디자인 활용도가 커진 것도 한 몫 했다.
지난달 30일 찾은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은 루이비통 특유의 가죽과 디자인이 담긴 해먹부터 테이블, 접이식 스툴까지 다양한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브라질 출신의 캄파나 형제와 네덜란드의 마르셀 반더스, 중국 출신의 프랭크 추 등 전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디자이너들이 그린 작품들이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인종과 국가·성별을 가리지 않고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루이비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들은 실제 구매할 수도 있다. 가격은 수 백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한다. 코쿤 체어의 경우 1억3000만원대, 봄보카 소파는 90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색상이나 디자인을 고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 해에 루이비통이 강조하는 색깔을 활용한다. 장인들이 만드는 제품이라 주문하면 1년 이상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루이비통이 이런 초고가 가구를 선보이는 이유는 최근 급부상한 한국시장의 중요성에 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럭셔리 시장은 세계 7위 수준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1조46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한국시장이 워낙 중요해지다보니 여러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이번 전시 역시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라며 "가구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디자인 전시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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