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철거된 톈안먼 '수치의 기둥', 타이베이에 등장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2.06.05 13:26
수치의 기둥/사진=AFPBBNews=뉴스1
홍콩에서 철거된 1989년 6·4 톈안먼 사태의 상징이 대만 타이베이에 설치됐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인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 복제품이 톈안먼 사태 33주년인 전날 타이베이에 세워졌다.

'수치의 기둥'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으로, 덴마크 작가 옌스 갤치옷이 만들어 1997년 홍콩대 안에 설치됐다. 조각상은 고뇌에 찬 얼굴과 수십 개의 찢기고 뒤틀린 시신들이 엉켜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조각상이 위치한 곳은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톈안먼 사태를 공개적으로 기념할 수 있는 극히 소수의 장소 중 하나였다. 매년 세정식이 진행됐으나 홍콩 당국이 중국 정부의 영항력 아래 들어가면서 탄압하기 시작했다. 조각상은 지난해 12월 철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홍콩 특별행정구정청은 민주화 시위 기념일 하루 전인 3일 오후 11시부터 5일 0시까지 빅토리아 카프를 봉쇄하는 등 희생자 추모행사를 금지했다. 홍콩 당국은 톈안먼 사태 31주년이었던 2020년 이래 3년째 추모행사를 막은 것이다.

/AFPBBNews=뉴스1
홍콩 경찰은 이날 시민의 가방을 뒤지며 촛불 같은 시위용품이 있는지 확인했다. AFP통신은 거리에서 추모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흰 국화를 든 남성이 경찰에게 수색을 당했다고 전했다. 남성은 "경찰관이 나에게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사람들은 일하러 걸어갔을 뿐이고 나는 단지 흰 국화를 들고 걷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 공관도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홍콩 주재 미국총영사관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외부에서 보일 수 있도록 창가에 여러 개의 촛불을 켜 놓고 톈안먼 시위 기념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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