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7월 4일부터 최소 0.8배 ~ 최대 2.0배였던 자사 대형택시 '카카오 T 벤티'의 탄력요금 구간을 최소 0.8배 ~ 최대 4.0배로 변경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기본요금 4000원 적용 구간도 기존 1.5㎞에서 800m로 축소하면서 기본요금도 인상했다.
진모빌리티도 지난 4월 말 주행구간 2㎞까지 4500원이던 대형 택시 '아이엠 택시'의 기본요금을 '1㎞ 40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달 말 기본요금 5500원(최초 1㎞ 기준)인 고급택시인 '아이엠 하이블랙'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고급택시의 연이은 요금 인상은 부족한 택시기사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택시 기사들의 수입이 줄어들자 지난 2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 넘게 줄었다. 법인택시 운전자는 2년 사이 약 23% 사라졌다. 이들은 택배나 배달 등 타 업종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수익성이 나은 대형·고급택시로 갈아탔다. 미터기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는 중형택시와 달리 대형·고급택시는 탄력요금제나 별도 구간 요금제, 대절 요금제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형 개인택시 면허 소지자 중 '최소 5년 이상 무사고 사업경력'이 있으면 대형·고급택시 면허로 변경할 수 있다.
특히 탄력요금제를 적용하면 중형택시보다 최대 4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기사들의 선호가 높은 편이다. 대형택시를 운영하는 한 택시 기사는 "그래도 요금이나 서비스 면에서 좀 다르니, 벌이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친한 기사들과 (중형에서 대형으로) 갈아탔다"고 설명했다.
일부 모빌리티 플랫폼은 지원금이나 추가 혜택까지 주면서 대형·고급택시 기사를 섭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카카오 T 벤티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탄력요금제 구간이 최대 2배인 카카오 T 벤티를 운행하면 최대 요금 구간이 일반 요금의 4배인 타다 넥스트나 아이엠 택시 기사보다 벌이가 부족해 기사들로부터 기피당할 수 있어서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달 30일 카카오모빌리티에 고급·대형택시 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벤티 요금이 타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운영돼 왔고, 사업자들(개인택시 기사들)이 서울개인택시조합을 통해 서울시에 요금신고를 완료한 후 플랫폼에도 즉각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며 "검토 끝에 이번에 반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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