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5.4% 뛰면서 약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라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뛴 데다 코로나19(COVID-19)로 억눌려 있던 소비 수요가 회복되면서 외식 등 서비스 가격도 오른 영향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2008년 8월 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률이 5%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9월 5.1% 이후 13년 8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이어 8개월 연속 3%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3%대에 달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세부적으로 석유류·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8.3% 오르며 전체 물가를 2.86%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34.8% 오르며 전체 물가를 1.50%포인트 밀어올렸다. 가공식품도 7.6% 오르며 전체 물가를 0.65%포인트 끌어올렸다.
개인서비스는 5.1% 상승해 전체 물가를 1.57%포인트 밀어올렸다. 이 가운데 외식비는 전년동월 대비 7.4% 뛰며 전체 물가를 0.94%포인트 올렸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보험서비스료(14.8%), 생선회(10.7%), 치킨(10.9%), 공동주택관리비(4.1%) 등에서 크게 올랐다. 집세는 전년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로 구분해 보면 각각 2.7%,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37%포인트 끌어올렸다. 수입쇠고기(27.9%), 포도(27.0%), 배추(24.0%), 돼지고기(20.7%), 닭고기(16.1%) 등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물가의 근원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석유류 제품뿐 아니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세 역시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3.4% 올랐다.
이날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6월 물가도 전월(5월) 대비 -0.4%를 기록하지 않으면 5% 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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