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리에 맥 못추는 주식…'인플레 대피처'로 여기 뜬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2.06.03 05:28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펀드시장 자금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에서 대체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각국이 긴축 기조에 접어들자 금리상승기 상대적으로 약세인 성장주 대신 원자재, 농산물 등이 주목받는다. 자산운용사들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 문턱을 낮추고 있다.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 외에 프라이빗에쿼티(PE), 부동산, 인프라, 헤지펀드, 원자재, 기타 실물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리츠나 원유,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것 모두 대체투자의 일종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대체자산 펀드 설정액은 1조4181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7억원, 채권형 펀드에서는 3823억원이 빠져나갔다. 혼합형 펀드 설정액도 4552억원 감소했다.

테마별로 보더라도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테마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 불과 7억원이 유입된 반면 원자재 펀드와 천연자원 펀드 설정액은 각각 5725억원, 5609억원 증가했다.

수익률도 대체자산 펀드가 우위다. 국내 대체자산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0.01%로 주식형 펀드 수익률인 -1.04%를 웃돌았다. 기간을 연초 이후로 늘리면 차이는 더 커진다. 대체자산에 투자했을 때 8.16%의 수익을 본 반면 주식에 넣은 경우 11.59% 손실을 냈다.

대체자산 중에서도 원자재 관련 펀드의 기여가 크다. 올해 초 이후 국내주식 ETF(-10.57%)와 해외주식 ETF(-18.72%)가 두 자릿수로 내릴 때 농산물 펀드(27.64%), 천연자원 펀드(21.96%), 원자재 펀드(15.23%) 등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강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이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5월 CPI는 8.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각국 정부의 강한 긴축 기조에 증시 유동성도 줄었다. 지난해 증시 활황의 중심에 있던 성장주들은 금리 상승 앞 맥을 못췄다. 대표적 성장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종목의 낙폭이 컸다.

대체자산 투자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프리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글로벌 대체자산 투자 규모는 13조3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프리퀸은 2026년까지 그 규모가 23조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대체자산 ETF 출시로 투자 장벽을 낮췄다. 대체자산 투자는 큰 투자금이 필요한 탓에 통상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ETF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도 쉽게 투자 가능하다.

수익률도 견조하다. 지난달 11일 상장한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 ETF는 약 3주 만에 6.56% 상승했다. 이 ETF는 벤처캐피털(VC),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등 대체자산 전반에 투자한다.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 KKR, 칼라일그룹 등이 포함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체자산은 기존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능한 만큼 자산의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유동성 프리미엄 확보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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