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테라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전날 '이노베이션 존'(Innovation Zone)에서 루나 2.0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이노베이션 존은 다른 토큰보다 변동성이 큰 토큰들이 거래되는 곳이다.
바이낸스의 자체 조사 배경으로는 테라 커뮤니티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트위터리안 '팻맨'(Fatman)이 꼽힌다. 앞서 지난달 팻맨은 권 대표를 겨냥해 "7800만달러(약 970만달러) 이상의 법인세를 미납해 한국 세무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 "테라폼랩스 본사가 위치한 싱가포르는 법인세가 낮고 양도소득세도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권 대표는 미납세금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자오 창펑은 "팻맨의 주장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며 "조사에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확인된다면 (관련 내용을) 각국 규제기관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잇단 해외 상장에도 테라 2.0을 향한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인 건 생태계 불안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라 기반 디파이 플랫폼 미러프로토콜에서 발생한 오라클 버그로 약 200만달러(약 25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미러프로토콜은 주식 등 실제 금융자산 가격을 따르는 '합성자산'인 엠에셋(mAssets) 토큰을 발행하고 거래하는 공간을, 오라클은 블록체인 외부 데이터(오프체인)를 블록체인 안(온체인)으로 들이는 중간 다리를 말한다. 오라클에 루나 클래식(LUNC)과 루나 2.0간 가격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버그를 이용한 자금 유출 공격이 벌어진 것이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도 미러프로토콜에서 9000만달러(약 1120억원) 상당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테라 측은 이를 7개월간 묵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테라 기반 디파이 플랫폼도 문제가 나오고 있고 시세도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어 테라 생태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적인 취약점을 개선하기보다 새로운 코인(루나 2.0)으로 체인을 밀어붙이는 전략은 신뢰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외부 정보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반영되는 설계 자체가 잘 되지 않은 것"이라며 "테라 2.0이 기술적 보완 없이 급박하게 가동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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