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광고인가 영화인가…1000만뷰 넘은 삼성의 이 광고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2.06.03 05:02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유용민씨(34)는 삼성전자의 단편 영화인 '두 개의 빛'을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으로 꼽는다. 유씨는 감각적인 연출과 색감을 가졌으면서도 시각장애인을 깊이 있게 다룬 '두 개의 빛'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유씨는 "홍보 영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명 배우는 물론 흡입력 있는 연출에 놀랐다"며 "광고지만 웬만한 영화보다 나은 것 같아 2~3일마다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광고가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태어난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단편영화·영상이 독특한 색감과 영상미를 인정받으며 조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상에 쓰였던 음악이 입소문을 타면서 원곡자의 다른 노래까지 인기를 끄는 일도 나온다. 업계는 단순히 성능 홍보를 넘어 영상의 가치를 중시하는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가전 광고가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선보인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광고 영상이 공개 3달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뷰를 넘겼다. 영상에 삽입된 미국 가수 앤드류 버드의 '시시포스'(Sisyphus)도 영상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조회수 200만회에 육박하는 등 3년 만에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가 저시력 장애인용 애플리케이션인 '릴루미노'를 소재로 만든 단편영화 '두 개의 빛'은 일본에서 호평받으면서 극장가에 내걸리기도 했다. 멜로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지민·박형식 등 유명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5월 도쿄·오사카에서 재개봉한 데 이어 이번달 나고야·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에 있는 극장에서 현지 영화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업계는 제품보다 브랜드 가치와 특별함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니즈가 새 형태의 광고 영상과 맞아떨어지면서 광고 화법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평가한다. 과거의 광고 영상이 제품의 성능을 전달하는 데에 그쳤다면 새 광고 형태는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영상미를 내세워 브랜드 자체의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다. 제품 출시에 앞서 광고 영상을 선공개하는 것도 성능보다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려는 의도다.

가전업계는 이같은 광고 형태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도 식물 가전인 '틔운 미니' 출시에 발맞추어 가수 자이언티와 함께 직접 곡을 제작하며 광고영상을 선보였다. 이 영상이 누적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호평받자 뒤이어 공개한 LG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206만회), LG원퀵(705만회) 광고 영상도 성과를 거뒀다. 모두 다양한 설정과 연출로 흥미를 유발해 입소문을 탄 영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성능을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광고 영상 자체에 의미를 담아 메시지를 전달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며 "MZ세대가 기존과 다른 영상에 열광하는 것도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던 일률적인 전달 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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