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 약간의 아쉬움도 환기하는 시대론적 메시지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 2022.05.31 17:37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모래시계'가 5년 만에 재연에 나선다. 2017년 초연 이후 약 3년간의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쳐 완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대본, 음악, 무대 등 전반적인 수정을 거쳐 돌아온 '모래시계'는 보다 공감있게 관객의 발길을 붙들 준비를 마쳤다.


'모래시계'는 1980년을 배경으로 세 명의 청춘을 통해 시대상을 전한다. 뮤지컬의 원작인 드라마 '모래시계'는 평균 시청률 46%를 기록한 히트작이다. 아직까지 회자되는 "나 지금 떨고있니?"라는 유행어도 '모래시계' 속 대사다. 드라마를 봤던 세대는 물론이고 MZ세대에게도 드라마의 장면과 대사들이 계속해서 회자될 만큼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다.


시대는 바뀌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시대에 맞섰던 '모래시계'의 세 인물 태수, 우석, 혜린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그 청춘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잘못된 세상 속에서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그려낸다.


이번 공연의 주요 캐스팅으로는 먼저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힘을 가지고 싶었던 태수 역에는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 태수와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의 정의가 되고 싶었던 신념의 검사 우석 역에는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 자신 앞에 놓인 운명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혜린 역에는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가 트리플 캐스팅 됐다.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번 시즌에는 원작이 가진 시대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세 사람의 관계에 집중했다.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혜린을 지켜주는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 재희 역을 없앴다. 대신에 이들의 기록자가 될 영진이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했다. 영진은 드라마에서 이승연이 연기한 인물로 실제 캐릭터와는 약간의 차별점을 뒀다. 또한 재희를 빼면서 혜린이라는 캐릭터에 자립심을 키웠다. 누군가에게 지켜지는 존재가 아닌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자주적인 인물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31일 오후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개최한 '모래시계'는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배우들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세 주요 역할이 트리플 캐스팅으로 이뤄진 만큼 시연에 나선 배우들은 다양한 조합으로 총 여덟 장면을 연기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집중력있게 무대를 이끌어간 건 태수 역의 민우혁과 우석 역의 최재웅, 혜린 역의 박혜나다. 민우혁과 최재웅은 노래와 연기 모두에서 안정감을 주요하게 만들어갔고, 박혜나는 폭발적인 성량과 가창으로 전율하는 넘버 시연을 선보였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현악기와 관악기의 비중을 높여 15인조 오케스트라 중 8명을 스트링으로 구성해 드라마의 서정적인 느낌을 살렸다. 인물들이 대치되는 상황 속에서 음악적으로 각각의 집단의 입장이 모두 설명될 수 있도록 테마를 구성했다. 허나 서정성을 높인 넘버는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흘러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뮤지컬마다 대표되는 넘버의 엔터테인적 요소가 다소 떨어진다. 특히 배우들의 앙상블은 아직 더 다듬어야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배우 간 교감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대사나 노래를 부를 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더러 있다.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김동연 연출은 "드라마 '모래시계'가 한국 사회 전반을 다뤘고, 다루는 메시지가 훌륭했다"며 "뮤지컬로 만들면서 가장 집중했던 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뮤지컬적으로 표현할 것인가였다. 어떤 인물들은 합쳐지거나 배제됐고, 어떤 인물들은 더 드러나게 됐다. 여러 사건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가사와 장면으로 표현하기 위해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박혜림 작가는 "역사가 반복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대를 기록하고 다음 세대의 나침반이 되는 역할을 부각했다. 또 이정재가 연기했던 재희 캐릭터를 과감하게 삭제하면서 주연 3인의 관계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합류한 최재웅은 "초연 때 개인적으로 모자랐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해서 재연을 통해서 마무리를 잘 지어보려고 했다"며 "초연에 비해 달라진 점이 굉장히 많다. 그렇지만 어차피 원작은 똑같지 않나. 표현하는 방식이나 방법이 바뀐 거지 큰 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개의 '햄릿'이 있듯이 이 작품 역시 또 하나의 '모래시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많은 기대를 당부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오는 8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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