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용-인텔 CEO 회동…"한미 반도체동맹 민간협력 물꼬"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박종진 기자 | 2022.05.30 16:5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방한한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나 저녁 만찬까지 이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해법과 생산 다각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위탁생산)·팹리스(설계) 부문의 기술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 5월30일 보도 '[단독]이재용-인텔 CEO 단독 회동…반도체 협력방안 논의' 참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면서 반도체를 포함해 한미간 경제·기술안보 동맹 강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 부회장이 미국의 대표 반도체기업인 인텔의 CEO와 회동해 민간 부문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겔싱어 CEO는 세계경제포럼 연례총회에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했다 귀국하던 중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반도체 산업분야에서 오랜 경쟁자이자 협력 동반자다. 인텔의 주력제품인 CPU(중앙처리장치)를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데 이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꼽히는 CXL 기반 메모리 분야에서도 2019년부터 인텔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 및 플랫폼을 공유해왔다. 양사가 협력할 부분이 적잖다는 평가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뉴스1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 애리조나·오하이오 등에 800억달러(약 90조원) 규모의 생산라인 신설을 발표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가 표방하는 반도체 내셔널리즘(미국 현지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발맞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025년부터 1.8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제품을 양산해 삼성전자와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의 만남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시 한미 경제안보동맹이 발표된 지 열흘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민간 차원의 한미기술협력 강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업계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공조하는 그림을 그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초미세공정을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핵심이라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제품 자체의 기술력뿐 아니라 차세대 규격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는 미국 입장에서도 기술 우위가 있는 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고난도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려는 수요가 강하다"며 "비휘발성 메모리인 M램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이 한미가 함께 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한 인사는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의 만남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기술협력 확대를 상징하는 장면"이라며 "한미동맹 측면에서도 민간 외교관들의 역할과 의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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