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상, 송강호 남우주연상…또 대박난 CJ ENM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2.05.29 15:34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서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 '브로커' 수상…CJ ENM이 투자·배급

[칸=AP/뉴시스]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2.05.29.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두 편의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나란히 수상에 성공했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칸에서 경쟁 부문 본상을 두 개 이상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작품은 모두 CJ ENM이 투자·배급한 한국 영화로,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모토 하에 K-문화 부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한 CJ그룹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박 감독과 송강호는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칸=AP/뉴시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 감독은 '취화선'(2002)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은 한국 감독이 됐다. 2022.05.29.
이날 감독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박 감독은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극장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불어로 "메르시 보꾸(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씨와 이 영광 나누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 영화 팬들에게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 CJ그룹을 언급하며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와 미키리(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들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이유진 영화사 집 제작사 대표를 비롯해 CJ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6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월드프리미어로 첫 상영 됐다. 이날 상영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함께 앉아서 영화를 관람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에게 큰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부회장은 박찬욱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탕웨이를 불러서 축하했고 박해일과 포옹하며 영화 프리미어 상영을 축하했다./사진=스타뉴스 김미화 기자
두 사람이 CJ그룹에 감사함을 드러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영화인들은 이미경 부회장을 위시로 한 CJ그룹이 27년 동안 문화산업에 투자해온 결과가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두는 쾌거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앞서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도 미국 아카데미상, 칸 영화제, 골든글로브 등 세계적인 상을 싹쓸이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통해 제작지원을 한 CJ그룹을 언급,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CJ그룹은 CJ ENM 미디어부문을 통해 영화, 드라마, K팝 등 다양한 문화사업에 지난 27년간 2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하며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이병철)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앞으로도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서 문화 산업에 지속해서 투자할 의지를 밝혔다.

업계는 이 같은 꾸준한 투자의 결실이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드러난 것으로 분석한다. '경쟁부문' 출품작(21개) 리스트에 국내 투자·배급사가 두 편이나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적 투자·배급사 유니버설픽처스의 작품이 올해 한 편만 선정됐다는 걸 고려하면 국제 영화계에서 CJ ENM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두 편을 추가하면서 지금까지 CJ ENM의 칸 영화제 진출 작품은 모두 12개로 늘었다.

CJ ENM 관계자는 "1995년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00편 넘는 한국 영화를 투자, 배급, 제작해왔고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 투자해온 금액이 2조원이 넘는다"며 "설국열차, 기생충 등 한국 영화 글로벌 진출 변곡점마다 CJ ENM이 함께했는데 이제 CJ ENM은 전세계 영화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콘텐츠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은 역사적 순간에 CJ가 함께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두 작품 모두 K-영화 세계화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작품이고,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한국 영화에 세계적 감독(고레에다 히로카즈)과 세계적 배우(탕웨이)가 합류했는데 이는 K-영화의 영토확장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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