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지난 26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 또는 측정거부 전력자가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음주운전 전력자가 다시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헌재는 "강한 처벌이 국민 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다"면서도 "음주치료나 방지장치 도입과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재범행위까지 가중처벌하는 것은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과도한 법정형을 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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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집행유예 중 측정 거부' 장용준, 윤창호법으로 징역 1년━
장씨는 2019년 음주운전 중 적발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해 9월 음주측정 거부와 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3부(부장판사 차은경 양지정 전연숙)는 오는 9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앞서 헌재는 장씨의 1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한 윤창호법 일부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검찰청은 "음주측정거부에는 위헌 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음주측정거부 재범사건과 음주운전·측정거부가 결합된 사건은 가중처벌 조항이 담긴 윤창호법을 적용해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측정거부 결합 사건'에 해당하는 장씨에게도 윤창호법이 그대로 적용됐다. 그러나 헌재가 나머지 조항도 위헌이라는 결정을 하면서 장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검찰도 후속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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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 여부는 미지수…범죄정황·전과 감안해 선고될 가능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은 "헌재 결정으로 공소장 변경이 불가피해졌으니 음주운전 이력과 범죄상황을 종합할 때 공공에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기재해야 할 것"이라며 "당시 정황에 의해 확인되는 범죄사실로 가능한 범위에서의 최고 형량을 구형하는 것이 검찰 의무"라고 했다.
승 위원은 이어 "윤창호법을 적용해도 징역형 아닌 벌금형이 가능하고 작량겸강하면 집행유예까지도 할 수 있는데 형량이 높다는 헌재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윤창호법이 폐지된 만큼 음주운전 자체가 불가능한 자동차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 등을 국가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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