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은 '목표지향적 성향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 대처'가 최대 원동력이었다. 목표를 만들고 반복훈련 과정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대처해 온 습관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발현됐다는 의미다. 손흥민이 강팀과의 경기, 막판 승부처에 강한 이유다.
이날 손흥민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여러 차례 막혔다. 그러나 손흥민은 여유를 잃지 않고 막판 20분을 남기고 2골을 몰아넣었다. 현지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골 이후 "그는 골든부츠(득점왕)를 원했을 것"이라며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려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정 교수는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시지각'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시지각은 시각적 자극을 선행경험과 연계해 인식·변별·해석하는 두뇌활동이다.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으면, 시지각이 저하돼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보지 못하고 경기 일부에만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손흥민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종종 웃는 얼굴로 경기에 임한다"며 "이는 '운동 자유도'가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웃을 땐 도파민을 분비시켜 운동 수행력을 가중시키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웃음과 창의성·집중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과거 연구도 있다. 존 쿠니오스 미국 드렉셀대 심리학과 교수와 마크 비먼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웃었을 때 고난도 퍼즐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코미디를 본 실험자들은 통찰력을 관할하는 뇌의 '상측두회'가 더 많이 자극됐다. 짧게라도 웃은 실험자는 퍼즐을 20% 이상 더 잘 푼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당시 연구진은 웃음이 뇌과학적으로 집중력과 통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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