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득점왕 압박감에도 "하하"…뇌과학에 그 비밀이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2.05.28 06:47

목표지향적 성향, 스트레스 긍정 대처가 원동력
"스트레스 땐, 뇌 시·지각 영향…전체 흐름 못봐"
"뇌과학 연구에선 웃을 때 집중력·통찰력도 향상"

2021-2022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Golden Boot Winner) 손흥민. / 사진=EPL 사무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은 '득점왕' 손흥민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손흥민은 리그 마지막 경기인 38라운드 전까지 득점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종전 2골을 넣으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결국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이란 신기원을 열었다. 과학 분야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득점왕 경쟁 중압감 속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28일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은 '목표지향적 성향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 대처'가 최대 원동력이었다. 목표를 만들고 반복훈련 과정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대처해 온 습관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발현됐다는 의미다. 손흥민이 강팀과의 경기, 막판 승부처에 강한 이유다.

이날 손흥민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여러 차례 막혔다. 그러나 손흥민은 여유를 잃지 않고 막판 20분을 남기고 2골을 몰아넣었다. 현지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골 이후 "그는 골든부츠(득점왕)를 원했을 것"이라며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려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정성현 한국체대 체육과학연구소 교수는 "운동선수 경기력은 과거 심리학 영역이었다면 현대 스포츠에선 뇌과학과 직결된다"며 "경기에서 이기고 싶거나 골을 넣고 싶은 압박감에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뇌가 반응하고 결국 신경계와 근육계가 지배받는다"고 했다.

정 교수는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시지각'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시지각은 시각적 자극을 선행경험과 연계해 인식·변별·해석하는 두뇌활동이다.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으면, 시지각이 저하돼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보지 못하고 경기 일부에만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손흥민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종종 웃는 얼굴로 경기에 임한다"며 "이는 '운동 자유도'가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웃을 땐 도파민을 분비시켜 운동 수행력을 가중시키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프랑스 축구 전설 티에리 앙리가 손흥민에게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라고 묻고 있는 인터뷰. / 사진=영국스카이스포츠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웃음과 창의성·집중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과거 연구도 있다. 존 쿠니오스 미국 드렉셀대 심리학과 교수와 마크 비먼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웃었을 때 고난도 퍼즐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코미디를 본 실험자들은 통찰력을 관할하는 뇌의 '상측두회'가 더 많이 자극됐다. 짧게라도 웃은 실험자는 퍼즐을 20% 이상 더 잘 푼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당시 연구진은 웃음이 뇌과학적으로 집중력과 통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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