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ELS 마진콜 사태' 교훈... 선제적 위기 관리 나선 금감원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2.05.27 05:19

(종합) 금감원 '퍼펙트스톰' 리스크 대응반 구성, 점검회의

금감원 사옥
금융감독원이 2년 전 코로나19로 증권사들이 ELS(유가연계증권)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이번주초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불러 모아 ELS·부동산·채권·펀드유동성 등 자본시장 부문별 상황을 체크하고 리스크를 점검했다.

26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주요 증권사들을 불러 자본시장 부문별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MMF(머니마켓펀드), 부동산금융, 채권 등 자본시장 각 분야별로 리스크 대응여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포착하기 위한 조치다.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위험요인을 관리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2년 전 ELS 마진콜 사태에 따른 파장의 학습효과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초 전세계 증시가 폭할 때 증권사는 달러를 구하지 못해 난리가 났다. ELS 운용상 위험을 피하기위해 증권사들이 사들인 해외 파생상품에서 대거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을 마구 찍어내면서 금리 이상 급등 현상도 발생했다. 이는 단기금융시장 교란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증거금 납입을 위해 원화 자산을 대거 팔고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이상 조짐도 나타냈다. 일부 증권사는 돈을 갚지 못해 문을 닫아야할 위기까지 처했다.


최근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올 들어 ELS 기초자산으로 주로 사용되는 S&P500, 유로스톡스50 지수가 각각 약 16%, 15% 급락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으로 추가 '빅스텝(한번에 금리 0.5%p씩 인상)'을 실시하겠다 밝히면서 금통위에서 3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빠지고 금리도 오르는 지금, 시장에 시그널을 줄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지수가 빠지면 ELS 마진콜이 발생하고 일정 담보 증거금을 납부하기 위해 또 외화를 마련하면서 단기금융시장쪽이 전반적으로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사고가 나지 않지만 준비를 안하고 있으면 한번에 큰 위기가 몰려온다. 중요한건 유동성 확보다. 시스템리스크로 가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회의를 통해 증권사들의 외화 채권 보유 현황, 전략 등을 검토했다. 금감원은 향후 ELS·부동산·채권·펀드유동성 등 자본시장 부문별로 업계와 핫라인을 구축해 긴급 상황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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