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유료템 앱마켓에서 환불하면 아이디 정지당한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 2022.05.29 05:56

환불 신청한 사이 사라지지 않은 캐시·아이템
실수로라도 사용하면 계정 정지당할 수도
앱마켓·앱 간 약관 제각각…소비자 불편 어쩌나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한 모바일 게임에서 2500원짜리 아이템을 구매했으나, 5000원이 결제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중 결제라 인식한 A씨는 앱마켓을 통해 2500원을 환불했다. 그러나 돌연 게임사로부터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하지 않고 앱마켓을 통해 자체 환불했다며 계정정지 처분을 받았다. A씨는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환불하라는 고지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 시행이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앱마켓과 앱 간의 결제·환불 적용 시차 및 약관 차이로 소비자와 앱 운영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웹툰은 지난 25일 앱마켓 결제(인앱결제 정책) 환불 관련 유료 서비스 약관을 추가한다고 공지했다. 변경된 약관에는 "회원이 법령 및 약관에 근거가 없음에도 앱마켓 결제(인앱결제) 정책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불 대상이 아님에도 캐시를 환불받은 경우, 회사는 회원이 부당하게 환불 받은 금액을 회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해당 조항은 6월 30일부터 적용된다.

카카오웹툰 유료 서비스 약관 개정 공지. /사진=카카오웹툰 앱 갈무리

카카오웹툰의 약관 변경은 내달 도입되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정책에 대비한 것이다. 바뀐 정책이 적용되면 콘텐츠 이용을 위한 캐시나 모바일 게임 아이템 등 앱 내 유료서비스는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을 통해서만 결제·환불받을 수 있게 된다.

카카오웹툰은 앱마켓에서 일어난 환불이 앱에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며, 이 시차를 이용한 악의적 목적의 환불과 구입을 막기 위해 약관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환불 요청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영업일 기준 1~4일이 걸린다. 이 사이 앱에서 사라지지 않은 캐시나 아이템을 소비자가 사용하면 앱 운영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구글플레이에 신청한 환불이 (적용되는 데)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이틀이 될 수도 있다"며 "그 사이에 소비자가 캐시를 일부 사용해버리면 소비자는 캐시도 사용하고 1만원도 돌려받는 부당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앱 자체 결제를 이용할 때는 환불 정보를 실시간으로 캐치업(확인)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앱 운영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이 시차 때문에 피해를 볼 수 있다. 소비자고발센터나 네이버 지식인 등에서는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진행한 환불이 정상적인 환불 절차로 분류되지 않아 계정 이용이 제한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환불이 진행되는 사이 회수되지 않은 게임 아이템을 실수로라도 사용하면 악의적인 환불로 분류되는 것이다.

/사진=구글플레이 공지 갈무리

이같은 피해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로 더욱 늘 전망이다. 구글은 6월 1일부터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제공하는 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앱마켓 입점 앱들에 인앱결제를 사실상 강제하게 되는 셈이라, 앞으로 모든 환불 사례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앱결제로 인한 소비자 불편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됨에도, 구글은 인앱결제 의무화가 환불 등 소비자 구제를 더욱 용이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올해 초 구글 인앱결제 약관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서울 YMCA 측은 구매한 상품에 따라 환불 가능 여부가 다르다는 구글의 약관이 모호하다며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명백한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한 모바일 앱 업계 관계자는 "저희 플랫폼에만 적용 시간을 당겨달라고 요청하기도 쉽지 않고, 다른 플랫폼도 다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왜 이 부분에 대한 개정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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