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마켓컬리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이 있다. 지난해 2월에 출시돼 한 달 만에 마켓컬리 전체 상품군 매출 1위를 차지한 뒤 60주 연속 '왕좌'를 내놓지 않고 있는 '연세우유 x 마켓컬리' 전용목장우유(900ml)'다.
이 우유는 지난해에만 200만개가 판매되며 우유 업계의 판도를 뒤엎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1~4월 판매량도 144만개를 돌파해 지난해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다. 초 단위로 계산하면 10초당 1.3개씩 팔리는 셈이다. 전국 대리점을 통해 우유를 판매하는 우유 전문 업체의 판매량과 맞먹는 수치다. 출시 직전 양사는 한 달에 '3만개'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한 달 기준 36만개 가량 팔리는 '초대박' 상품이 됐다.
매시간 마켓컬리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는 전용목장우유를 기획한 이는 김동영 마켓컬리 가공팀 MD다. 2015년 6월 마켓컬리에 입사한 김 MD는 마켓컬리의 시작(2015년 5월)을 함께한 마켓컬리의 '초창기 멤버'다.
김 MD는 2015년 '벽제갈비' 설렁탕, 양곰탕, 곰탕을 시작으로 '청해두부' 토종콩 두부, '카메야' 본와사비, '말리' 태국 오렌지 주스 5종 등 히트 상품을 연이어 기획한 인물이다. 2020년에는 버터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라콩비에트 버터를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오면서 기획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이를 위해 김 MD는 품질과 가격을 모두 챙길 수 있는 PB 우유를 만들고자 했다. 김 MD는 "이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경쟁사들이 전용 PB 우유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품질에 가격은 싼 우유를 목표로 삼고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먼저 품질을 위해 일반목장이 아닌 전용목장을 선택했다. 그는 "일반목장의 경우 낙농진흥회에서 일괄적으로 우유를 집유해 배급하고 기본적인 관리만 하기 때문에 우유 원천지 트래킹이 불가능하고 품질 문제 발생 시 원익 파악도 어렵다"며 "이와 달리 전용목장 우유는 개별적으로 목장과 관리 계약을 맺기 때문에 전반적인 목장 관리, 우유 품질, 집유·품질 개선 관련 컨설팅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MD는 전용목장을 관리하는 국내 우유 업체들을 수소문했고 그 결과 연세우유와 뜻을 맞춰 전용목장 우유를 만들기로 했다. 연세우유가 관리하는 전용목장은 사료, 위생, 젖소의 건강까지 관리할 수 있는 목장이어서 품질을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전용목장 우유는 일반목장보다 관리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데, 김 MD가 목표로 한 '품질이 좋으면서도 저렴한' 우유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김 MD는 "연세우유 측과 각자의 마진을 줄이는 것으로 협의했다"며 "마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회의와 마찰이 있었지만 그 결과 900mℓ 상품을 1970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우유 x 마켓컬리' 전용목장우유의 인기를 힘입어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저지방' 시리즈 우유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저지방 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저지방 우유를 선호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전략이다. 더불어 떡볶이 등 매운 음식과 함께 마시는 음료 관련 PB 상품도 준비중이다.
김MD는 "MD 업계에선 MD를 '무당' 혹은 '뭐든지 다 한다'라고 농담 삼아 부른다"며 "그만큼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다방면으로 기획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더 좋은 상품 만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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