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최악…하반기 6%대 물가상승률 경고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2.05.26 15:4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조정한 건 지난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4.5%로, 내년 전망치는 2.0%에서 2.9%로 큰 폭으로 올렸다.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는 2.7%로 0.3%p 낮췄으며 올해 물가상승률은 4.5%로 1.4%p 대폭 수정했다. 2022.5.26/뉴스1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인 6%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달 5%대 물가상승률이 현실화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져 물가가 추가로 오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통계작성 이래 최대폭 오른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주재한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다음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수준을 넘어 5% 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통계청의 물가상승률 발표 이전에 관련 수치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3월 물가상승률이 4%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됐을 당시 이억원 전 기재부 1차관은 "석유류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는 인용하지 않았다.

사실상 정부가 이달 5% 대 물가 상승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5% 대 물가상승은 2008년 9월(5.1%)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1.50→1.75%)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5% 이상 높아지고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만간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날 방 차관은 "국민들께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등 생활 물가 안정과 주거·교육비 등 생계비 경감 노력이 시급하다"며 다음 주에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전날 기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밀가루·옥수수·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서비스 수요 상승까지 겹치며 외식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으로 약 24년 만이다. 이날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유가 상승 압력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5%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에 비해 지난해 6~7월 물가가 2%대였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6%대 상승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1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9.2% 올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년 대비 3.3% 오르며 약 10년 만에 최대폭 뛰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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